오예! 카드에 돈이 들어왔다고 알람이 떴다. 민생회복소비쿠폰을 신청한 지 하루 만에 카드로 돈이 입금된 것이다.
우리는 가족이 셋이라 3명의 돈이 입금되었다. 아빠와 아이의 금액은 한 카드에 그리고 내것은 내 카드로 입금되었다. 지방에 산다고 추가 비용도 입금되었다. 더 신이 났다!
이 돈으로 무엇을 할까 한참을 생각했다. 가장 먼저 사고 싶었던 것은 신발이었다. 요즘 발이 불편해 편하게 신을 수 있는 운동화가 갖고 싶었는데 하필 신발은 브랜드라서 민생회복쿠폰을 쓸 수 없었다. 조금 아쉬웠다. 그래도 뭐 돈 쓸 때야 많으니...
받은 돈으로 가장 먼저 한 것은 반찬가게에서 반찬을 구매한 것이다. 반찬가게에 가서 다양한 반찬을 구매해 왔다. 종류별로 하나씩은 아니더라도 자주 먹는 반찬으로, 이 정도면 되었겠지 싶었는데 3만 원이 조금 넘게 나왔다. 뿌듯했다. 당분간 반찬 만들 걱정은 안 해도 될 생각에 신났다.
그 후 한 일은 아이의 안경을 맞춰주는 일이었다. 아이는 이번에 새로운 안경테를 사고 싶어 했다. 그런데 기존에 갖고 있던 것이 아직 새것 같아 보여 새 안경테를 사주고 싶지 않았다. 당연히 낭비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이 몫의 민생회복소비쿠폰이 들어왔으니 인심 썼다. 아마 그것이 아니었다면 아이는 이번에도 같은 안경테를 썼을 것이다. 어떤 면에서는 돈이 아까웠지만 이런 기회에 새것으로 사주지 하면서 구매했다. 아이는 새로운 안경이 생겼다고 정말 기뻐했다.
반찬을 사고 안경을 사고... 이제 또 무엇을 할까?
남편이랑 오랜만에 커피를 마시러 갔다. 소박하고 조용한 카페에 들렀다. 카페에는 맛있어 보이는 케이크가 진열되어 있었다. 평상시에는 조금 더 고민했겠지만 이번만큼은 '그냥 한번 먹어보자' 하는 생각이었다. 시원한 커피 한잔과 달콤한 디저트 한 입. 와... 정말 맛있었다. 주문하지 않았으면 어쩔 뻔했을까 싶을 정도로 맛있는 케이크였다. 이번에도 좋은 소비였다.
최근에 옷 정리를 꽤 많이 했다. 몇 가지의 옷을 선별하고 버리는 과정을 거쳤다. 그 와중에 버릴 마음도 없던 한 옷은 입고 보니 겨드랑이가 찢어져있어서(왜...?) 버릴 수 있었다. 암튼 옷을 몇 가지 버리고 나니 옷장이 조금은 여유로워진 것 같아서 새 옷에 눈길이 갔다. 가끔 들리는 옷가게를 지나가는 데 메인 디피에 예쁜 원피스가 걸려있었다. 한번 입어볼까 하고 입어봤는데 단번에 마음에 들어 구매했다. 물론 원피스의 가격이 비싸지 않아서 조금 더 쉽게 구매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옷을 사는데 분명 돈을 썼는데 마치 공짜로 옷을 산 기분이 들었다. 선물 받은 느낌이라고나 할까?
나라가 국민들 모두에게 준 선물. 특정한 누구를 옹호하려는 것이 아니라 분명 이 소비쿠폰을 쓰는 국민들은 나와 같은 마음이 아니었을까?
그 후로도 이것저것 필요한 곳에 썼다. 어느 날은 복숭아 빙수를 먹었다. 달달한 푸딩도 먹었다. 그리고 어떤 날은 주유도 할 수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에는 서점에 들렀다. 인터넷으로 주문하려다 직접 보고 사려고 갔다. 그곳에서 아이의 문제집과 내가 볼 책을 구경했다. 신기하다. 평소였으면 서점에 사람들이 거의 없었는데 그날따라 서점 카운터에 늘어선 줄이 보였다. 우와... 설마 이게 소비쿠폰의 힘인가? 싶었다.
정작 마트는 쓸 수 있는 곳이 많지 않았다. 대형 마트와 하나로에서는 안되었기 때문에 갈 수 없었다. 그건 좀 아쉬웠다. 사실 우리가 돈을 제일 많이 쓰는 곳은 마트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물론 마트가 아니어도 돈 쓸 때는 정말 많았다.
사실은 잘 모르겠다. 그 돈이 없었더라면 이번 여름 지금처럼 돈을 더 편하게 쓰면서 지낼 수 있었는지... 물론 돈을 쓰기야 썼겠지만 지금처럼 마음이 편하진 않았겠지?
이제 돈은 거의 다 쓴 것 같다. 겨우 세 식구이지만 이것저것 하고 사고했더니 순식간이다. 아직 나에겐 1/4 정도가 남아있다. 이제 마지막으로 딱 한번! 무엇을 하면 좋을까 생각해 본다.
그 돈은 나중에 우리가 내야 할 세금이라고 했다.
그러나 어차피 내야 할 세금이라면 잠시 이렇게 즐거움과 행복을 느끼고 내는 것이 훨씬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말로 내 마음은 흔들렸다. 누군가에게는 적은 돈이었겠지만 내게는 마치 10배나 큰 값어치의 엄청난 금액이었던 것이다. 정말로 민생회복쿠폰이 맞았다. 나는 저절로 나라를 사랑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다들 민생회복소비쿠폰 잘 쓰셨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