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얼 ECO 에코백
이번에 어떤 유튜브 영상을 보다가 그가 소장한 에코백을 소개하는 영상을 보았다. 말 그대로 에코백을 소개하는 코너인데 너무도 종류가 다양한 것들을 갖고 있어서 눈이 휘둥그레질 정도였다. 한편으로는 저렇게 많은 에코백이 쓸모가 있나 하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그러나 우리에게 bag이 정말 필요해서 사는 경우가 얼마나 있겠는가!
요즘 미국 어느 마트에서 판매하는 에코백이 유행이라는 소리를 들었다. 크고 작은 사이즈의 노멀한 에코백인데 워낙 인기가 많아 줄을 서서 기다리고 그마저도 일찍 품절되기 일쑤고 또한 인당 제한까지 걸려있어 그마저 쉽게 사기가 어렵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게다가 인기가 많아 기존 컬러에다 더 예쁘고 상큼한 컬러를 추가해서 새로운 제품이 출시가 되었단다.
수년 전 미국에 살았을 때도 그 마트의 에코백은 그때도 있었다. 지금처럼 컬러풀한 디자인과 귀여운 에코백은 판매되고 있지 않았지만 그밖에 여러 종류의 쇼핑백이 다양하게 진열되어 팔고 있었다. 그러나 굳이 에코백을 사지 않아도 늘 커다란 종이봉투를 두 개씩 겹쳐서 물건을 담아주기도 했고 게다가 이전에 사용된 종이봉투나 장바구니를 가져가면 늘 할인이 되었기 때문에 에코백을 살길이 없었다.
그 당시 눈길도 주지 않았던 에코백을 이제는 줄 서서 산다고 했다. 그런데 그 얘기를 들었더니 나도 하나쯤 사 와서 쓸걸 그랬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한 때 기념품으로 에코백을 사모으려고 생각한 적이 있었다. 특히 해외여행을 갔을 때 특정 샵에 방문할 때면 그곳을 상세하게 그린 에코백이 팔고 있었고 그러면 그게 그렇게 갖고 싶었다. 게다가 여행 갔을 때 미술관이나 박물관도 자주 방문하니 그곳에 그림이 그려진 화려한 에코백이 많아 늘 탐이 났다. 상대적으로 에코백은 저렴한 가격에 큰 만족감을 주었기 때문에 늘 탐이 났다.
그럼에도 여행에서 구매하지 않고 잘 참고 돌아와서, 길을 걷다 우연히 만나게 되는 여러 에코백을 보면서도 또 갖고 싶어졌다. 유명한 곳에서 사가지고 온 듯한 에코백을 보면 왜 안 사 왔을까 후회하고, 다음번에는 꼭 사야지 하는 마음이 들기도 했다.
물론 쓸데없는 생각이었다. 이미 집에 에코백은 몇 년을 충분히 쓸 만큼 있었으니까.
오늘은 챗 지피티에게 에코백은 왜 에코백이냐고 물어봤다. 그랬더니 정확히 포인트를 잡아 알려준다.
맞다. 애초 에코백은 환경을 위한 가방이었다. 비닐봉지 대신 에코백으로 몇 번이고 재사용을 하면 환경을 보호할 수 있으니까...
그런데 에코백을 몇 번을 써야 되는 걸까? 무려 먼 에코백은 131회를 써야 한다고 한다. 그러니까 개당 최소 2~3년은 사용해야 환경을 고려하는 것이다.
와우... 과연 에코백 하나를 그렇게 오랫동안 써본 적이 있을까?
우리가 흔히 보는 아이보리 컬러의 에코백의 재질은 금방 때가 타기 쉽다. 그래서 세탁을 하면 힘이 없어지기 때문에 몇 년씩 사용하기가 쉽지 않다.
그나마 다행인 건 나는 여러 에코백을 돌려쓰고, 잘 세탁하지 않기 때문에(?) 그래도 최소 1~2년은 꼭 쓰는 편이다.
현재 가지고 있는 에코백을 살펴보니 10개 내외정도 된다. 그중에 말랑말랑해서 힘없는 에코백이 한 두 개고 나머진 그래도 튼튼한 것들 몇 개가 있었다. 그리고 새 에코백도 몇 개가 있었다.
이 글을 쓰며 가지고 있던 것 중에 낡은 것은 몇 개 정리했다. 그동안 잘 사용했기 때문에 아깝지 않았다. 정말로 에코백으로 최선을 다한 느낌이라 쉽게 보내줄 수 있었다. 그리고 가지고 있던 새 에코백 중에 노란색 귤느낌이 낭랑한 에코백은 너무 예뻐서 쓰기지 못하고 가지고만 있었는데 이번에 제주에 놀러 온 친구에게 선물로 주었다.
요즘 에코백을 제일 잘 사용하고 있다. 일할 때 가지고 다니는 책들이 많아 요일별로 하나씩 에코백을 사용하고 있다. 그리고 여름이라 가방이 작아지니 나머지 소지품을 넣을 에코백을 하나씩 더 가지고 나가기도 한다. 그리고 제일 작은 미니사이즈의 에코백을 제일 잘 들고 다니는데 차 키와 이어폰, 립스틱, 카드를 넣은 지갑을 넣으면 딱 좋은 사이즈다.
사실 에코백을 제일 잘 쓰는 경우는 책을 빌리고 반납하는 경우이다. 가지고 있는 것 중에 가장 큰 에코백 두 개는 도서관 용으로 사용한다. 넉넉한 사이즈라 책을 10권, 20권 넣어도 튼튼하다. 책을 많이 빌릴 때는 에코백이 두 개가 필요하다. 그리고 그 에코백이 비어있을 때는 마트에 가서 장보고 담는 용도로 이용하기도 한다. 이렇게 저렇게 잘 사용하고 있는 중이다.
그래도 여전히 서랍 속에 에코백이 몇 가지 더 남아있었다. 뜻하지 않게 넘치는 에코백이다.
앞으로 에코백을 더 욕심내지 않아야 한다. 분명 개개인이 현재 갖고 있는 에코백으로 충분히 (아마도 영원히) 사용할 정도일 테니 에코백 구매에 너무 욕심내지 말고, 가진 것을 잘 사용한다면 정말로 에코백의 진가가 발휘될 것이다.
잘 쓰기만 한다면 정말 유용한 것!
에코백이 그 이름대로 사용할 수 있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