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04. 03 #손경제
이번 기사는 내게 '제도의 역할'에 대해 생각해 보는 좋은 기회였다. 제도나 법에 관해서 깊게 알지는 못하지만, 나는 '제도'의 제 역할이란, 응당 소외받는 이들을 최소한으로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외국인 건강보험제도로 살펴보자. 이를 우선 국민의 측면에서 보면 이만큼 반가운 소식이 없다. 작년부터 여러 외국인들의 건강보험 악용 사례가 적발되었기에, 만일 기사에 언급되었듯 거주기간을 6개월로 늘린다면, 성실하게 보험료를 납부하는 국민들의 박탈감을 줄여줄 뿐 아니라 재정 누수 방지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반면 외국인 측면에서 보자. 이를 악용하는 외국인을 제외하고 다른 외국인들의 입장에서 보면 이는 청천벽력과 같은 소리일 것이다. 특히 치료가 급박한 외국인이라면 무려 6개월이나 방치가 되는 상황에 놓이게 된다. 즉, 기본권의 일종인 건강권이 박탈당할 수 있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대기업의 고위직급으로 편입되는 외국인 노동자는 소수이다. 그에 반면 대부분의 외국인 노동자는 저소득층이다. 만일 6개월을 기다릴 수 없는 심각한 상황이라면 당연히 치료비도 상당할 텐데 그들이 건강보험혜택을 받지 않는다면 무슨 수로 이를 지불하나.
물론, 제도를 제때제때 개선한다고 한들 사각지대 형성을 막기란 쉽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각적으로 상황을 바라본다면 언젠가 그 빈틈들이 메워지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