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한 반향

ㅡ우크라이나 전쟁을 접하면서ㅡ

by oj

지금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공격을 받고 전쟁 중인지 벌써 2년이 넘어가고 있다. 군대를 배치하고 전쟁 기운이 감돌 때만 해도 무언의 압박으로 얻고 싶은 것을 얻어내고 말겠지 했는데 실제 침략으로 이어지게 될 줄은 몰랐다. 처음에는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처럼 상대도 안 되는 싸움일 거라고 예상했지만 전쟁이 길어지면서 러시아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러시아군 전사자도 늘고 우크라이나의 거센 항전에 놀라며 국제적 시선도 곱지 않아 이래저래 고전중인 모양새다. 그렇다고 전쟁을 끝내기엔 자존심이 구겨지고 러시아 용병으로 반란을 일으키려고 했던 프리고진이 얼마 전 항공기 추락으로 사망하면서 경고의 메시지를 남긴 푸틴이다.

전쟁 직후 우크라이나의 젤라스키 대통령의 행보가 조용한 반향을 일으켰다. 코미디안 출신 대통령이란 타이틀을 갖고 보이지 않는 조롱을 받던 대통령이 이번 전쟁을 계기로 진정한 지도자라는 평가와 함께 노벨 평화상 거론까지 독보적인 리더쉽을 보이고 있다. 전쟁이 시작되자 미국이 대통령을 안전하게 피신시키려고 할 때도 거부하고 조국에 남아 전쟁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군인들의 사기를 높여주고 있으며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탈출이 아닌 탄약이라고 말하며 국제 사회의 도움을 호소하며 큰 지지를 얻어냈다. 여러 나라에서 무기를 지원하고 있지만 3차 대전을 우려해 경계하는 눈치이다. 미국은 경제 제재와 압박을 가하며 전쟁에 직접 개입하지 않고 무기만 지원한다. 유엔도 아직 지켜볼 뿐 유엔군을 파견하지는 않았다. 자국 군인들과 국민들만이 하나가 되어 조국을 지키기 위해 안간힘 쓰며 힘겹게 버티고 여전히 끝까지 항전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밝혔다.

피난민의 행렬과 민간인 희생자를 보니 참혹한 전쟁의 실상이 우리의 6.25전쟁을 떠오르게 만들었다. 12명의 아이들을 둔 엄마가 전쟁에 참전해 장렬히 전사했다는 소식, 산모가 아기를 낳았지만 이미 아기는 사산 되었고 산모 역시 목숨을 잃었다는 소식, 어린 소녀가 러시아군에게 악을 쓰며 대들고 울부짖었다는 소식, 폐허가 된 도시와 살기 위해 조국을 떠난 피난민 소식, 문화재가 불타고 평화로운 마을이 폐허가 된 모습 등은 전쟁의 참혹감이 느껴져 우리 마음을 너무나도 아프게 만든다. 불과 70년 전 대한민국의 모습이었다. 지금도 휴전 상태로 대치하고 남북한이 언제든 현 사태가 일어날 수도 있다는 불안과 두려움이 여전히 남아있다. 우리의 남북 상태처럼 휴전하자는 제안도 있었지만 우크라이나에선 끝까지 싸우겠다는 강한 의지를 꺾지 않고 있다.

국제 사회 비난을 피하기 힘든 러시아 푸틴은 이제까지 독재 정치도 모자라서 한 뿌리에서 나온 이웃 나라를 무참히 짓밟고 얻으려는 목적이 무엇일까. 인간의 존엄성을 짓밟고 소중한 생명과 피로 얻어진 대가들이 과연 그만한 가치가 있을까. 나토에 가입하지 말고 중립을 지키라는 정치적 목적도 에너지 확보나 분쟁지역이었던 크림반도의 영유권을 포기하라는 명분 있는 전쟁이라지만 참담한 전쟁의 결과에 분명히 책임이 뒤따를 것이다. 전범 국가 러시아와 지도자 푸틴은 국제적 심판대 앞에 반드시 서게 될 것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태극기를 꽂고 피난민들을 위해서 라면 차와 따뜻한 국밥차를 보내주었다는 훈훈한 소식과 기부금 소식도 이어지고 있다. 조금이나마 힘을 보태고 싶은 마음이 그들에게 전해지고 희망을 잃지 않고 힘을 얻기를 바랄뿐이다. 많은 피난민들을 수용해준 폴란드 같은 고마운 나라도 있고 모두가 우크라이나를 끝까지 응원하면서 전쟁이 빨리 종식되기를 바란다.

우리나라에 귀화해 교수와 방송인으로 활동하고 있는 일리야가 쓴 책 <지극히 사적인 러시아> 를 읽으면서 러시아라가 어떤 나라인지 조금은 알게 되었다. 전 세계를 쥐락펴락하던 구소련의 영향력을 아직도 염원하고 있는 세대가 있어 전쟁을 당연하게 받아드리고 크게 반대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일부 국민은 아예 정치에 관심이 없고 직접 전쟁에 참여해야 하는 젊은 세대는 점점 나라를 불신하고 있다고 했다. 지극히 개인적인 일리야의 의견이지만 러시아의 정치와 국민성을 는데 도움이 었다.

두 나라가 서로 의견을 조율해서 평화 협정을 맺고 더 이상의 민간인 피해가 없기를 바라며 국제 사회가 적극적으로 나서기를 바란다. 온 국민이 힘을 내서 전쟁의 아픔을 딛고 한강의 기적을 이룬 우리나라처럼 다시 복구되고 예전의 안정과 평화를 되찾고 전 세계가 전운 그늘에서 벗어나기를 간절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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