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들이 우리나라에 오면 가장 놀라면서도 좋아하는 곳이 한강이라고 한다. 그렇게 큰 물줄기가 서울 수도 한복판에서 흐르고 있어 크기에 놀라고 아름다운 경치에 반한다고 말이다. 그래서인지 한강에 가면 조깅과 산책을 즐기는 외국인들을 쉽게 볼 수 있다.
유럽의 유명하다는 강에 가보면 진짜 실망하는 이들이 많다. 런던의 템즈강. 프랑스 세느강. 로마 테베레강 등에 가본 이들은 한결같이 폭이 작은 강을 보면서 한강과 비교도 안 된다고 말이다.
얼마 전 가을 정취를 그냥 흘려보내기 아까워서 남편과 집에서 가까운 한강 공원에 갔다가 선유도 공원까지 걸어가기로 했다. 김밥 두 줄을 사서 한강 라면도 먹어볼겸 집을 나섰다. 도착하니 평일인데도 차가 꽤 많았다. 편의점에서 먹는 한강 라면이 컵라면에 물 넣어 먹는 정도로 알고 있었는데 직접 끓여먹는 라면이었다. 라면 종류별로 생라면을 용기에 넣어 기계를 누르면 물이 나오고 알맞게 끓여지니 신기했다. 왜 젊은이들이 한강 라면 타령을 하는지 알았다. 가끔 데이트 장소로 한강을 가는 아들을 보고 가까운 곳인데도 간만에 가게 됐다. 날씨가 너무 좋은데다 산책로가 너무 잘 되어있어 한강의 매력을 느끼며 유유자적 걷기 좋았다.
선유도 가는 다리가 공사중이어서 양화대교 쪽으로 걸어서 선유도로 향했다. 선유도는 한강 섬인데 폐정수장이던 곳을 재활용해 만든 생태 공원으로 가까운데도 처음 와봤다. 예쁘게 물들던 단풍이 지고 있었다. 곳곳에 한강을 바라보고 앉을 수 있는 벤치와 정자가 있고 낙엽이 잔뜩 떨어진 길은 가을의 끝자락임을 알려주었다. 곳곳에서 산책하는 사람. 책을 읽는 사람. 돗자리에 앉아 간식을 먹는 사람 등 곧 끝나갈 가을을 누리러 온 사람들이 여유를 즐겼다. 주말이라 북적거리지 않아 한적하게 산책 하며 햇빛을 받으니 건강해진 기분이다. 멀리 가지 않아도 가을 정취와 산책을 누리기에 충분했다. 텀블러에 담아온 커피를 마시면서 만보나 걷고 온 흡족한 하루였다.
한강은 우리나라 젖줄이다. 예전 삼국 시대 때는 치열하게 전쟁을 치러 백제 근초고왕. 고구려 장수왕. 신라 진흥왕 때 각각 한강을 차지하며 전성기를 누렸다. 농사에도 적합하고 교역의 중심지와 군사 물자 수송에도 용이했기 때문이다. 한강을 중심으로 포구가 생겨 상업 발전을 이루고 지금까지 한민족의 역사와 애환이 담겨있는 곳이다.
무엇보다도 한강의 기적이라고 불릴 만큼 발전한데는 우리 국민의 강한 저력이 숨어있다. 전쟁 때 한강 철교가 끊기고 다시 일어서기 힘들 정도로 전쟁의 폐허속에 내몰린 우리나라가 지금은 선직국 대열에 올랐다. 불과 70년 만에 말이다. 한국 전쟁에 참전했던 해외 참전 용사들이 우리나라를 방문할 때면 감동으로 눈물을 흘린다고 한다. 전우가 목숨을 잃으면서 지켜낸 나라가 이렇게 발전한 것을 보면 헛된 희생이 아니었다며 가슴 벅찬 자부심을 느낀다고 한다.
지난 번 부산 여행 때 UN 기념공원을 방문했다. 아름다운 공원에 참전 용사들의 명단을 벽면에 적어놓고 묘비와 추모공간. 전시장. 영상 등 역사관과 문화재로 잘 관리가 되어 있었다. 즐비하게 서 있는 나무들이 철모 모양으로 조성되어 마음이 숙연해지기도 했다. 그들의 희생과 헌신없이는 우리가 지금 되찾은 평화와 발전은 없었을 것을 생각하니 감회가 새로웠다.
한강은 강원도 태백에서 시작된 두 물줄기가 남한강 북한강으로 흐르다가 양평 양수리에서 만나 김포 보구곶리까지 흐르는 어마어마한 강이다. 한강의 다리는 27개와 4개의 철교로 총 31개의 다리가 놓여져 있으며 상업 중심지에 아파트 대단지에 생태공원과 시민들의 쉼터일뿐 아니라 많은 동식물과 어류등의 서식지가 되어주는 서울의 상징이자 그 가치가 큰 곳이다.
한강에서 유람선을 타고 잠실까지 가서 올림픽 공원에 간 적이 있다. 젊은이들의 데이트 장소로도 좋고 선착장에 즐비한 유람선 외에도 수상 레저를 즐기는 사람들도 많다. 라이딩을 즐기는 사람들에겐 자전거 도로가 잘 조성되어 이용하기 좋고 여름이면 수영장을 개장해 시민들의 여가 공간까지 만들고 가을이면 여의도 불꽃 축제를 즐기러 한강 주변으로 몰려든다.
길고 곧게 뻗은 한강과 도로를 보면 도시의 경관이 얼마나 아름답고 발전했는지 앞으로 얼마나 발전 가능성이 무한한지 뿌듯하기만 하다.
서울시에서 한강 르네상스 시대를 열기 위해 한강 그레이트 산업을 추진 중이라는데 한강과 자연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한강의 상징이 잘 드러난 차별화된 랜드마크로 발전 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