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을 꾸고 난 날 아침은 푹 잤나 싶기도 하고 잠을 설쳤나 싶기도 하다. 그도 그럴 것이 꿈을 꾸면서 여기저기 헤매기도 한 것 같고 드라마를 한 편 찍은 것처럼 정신없이 시간과 공간을 뛰어넘다 온 같기 때문이다.
엄마나 어머님은 예전부터 꿈을 통해 많은 경험을 하셨다. 안 좋은 꿈 뒤에는 꼭 나쁜 일이 일어났고 좋은 꿈 후에는 꼭 좋은 일이 일어났다는 말씀을 많이 들었다. 그래서 안 좋은 꿈을 꾸신 후엔 꼭 안부 전화를 먼저 하신다. 별일 없는지 확인하시면서 꿈이 안좋았다는 말씀과 지속된 경험에서 나온 당부의 말씀을 꼭 덧붙이셔서 새겨 듣곤 했다.
나도 어느 날은 꿈이 너무 생생히 기억나고 잔상이 남아서 길몽인지 흉몽인지 검색으로 하루를 시작한 날도 있다. 꿈속을 헤매긴 했어도 일어나면 무슨 꿈인지 잊어버리기가 다반사인데 생생하게 기억난다는 건 특별한 꿈 같기 때문이다. 크게 마음을 쓰진 않아도 길몽이면 괜히 안심 되고 흉몽이면 괜히 조심스러워진다. 사람 마음이 참 묘하다.
기억나는 꿈 중에서 여동생의 막내 아들을 돌봐준 일이 기억에 생생하다. 포대기에 매어 등에 업고 우유를 사러 마트에 갔다가 뒤가 묵직해진 것을 느끼고 기저귀를 어디에서 갈아야 하나 두리번거리다가 깼다.
너무 생생했고 조카 아기 때 얼굴이랑 똑같아서 눈을 뜨자마자 해몽을 찾아봤더니 다행히 길몽이었다. 진행하는 일이 잘 되거나 기분 좋은 일이 생기는 꿈이라고 했다. 아기를 돌보고 놀아주는 꿈은 거의 길몽에 속한다고 나왔다. 별것도 아니고 크게 개의치는 않았지만 괜히 안심 되었다. 믿지 않지도 나쁜 것보단 낫다 싶다.
그리고 얼마 후에 글로벌 경제 신문 시니어 수필 당선 소식을 들었다. 실감이 안 났고 너무 기뻤다. 여기저기 응모를 했지만 수상으로 이어진 건 처음이었다. 갑자기 그 때 꾼 꿈이 기분좋은 일이 생기는 꿈이었다는 기억이 났다.
코로나 시기라서 상패는 택배로 많진 않았지만 상금은 송금으로 받고 두 달 정도 후에 수상 작품 책을 받아볼 수 있었다. 분야별로 당선된 작품에 내 글이 실려있는 것이 신기했다.
한 번은 꿈 내용은 정확히 기억에 나지 않지만 일어나서 찾아보니 재물이 들어오는 꿈이었다. 재물이 들어올 때가 없어서 잊고 있었는데 갖고 있던 빌라가 갑자기 매매가 되었다. 재개발 가능성이 있다는 말에 매매자가 나타났는데 2년 만에 꽤 많은 금액이 올라서 사둔 보람이 있었다. 그 즈음 굉장히 많은 꿈을 꾼 것 같았다.
어떤 사람은 꿈을 꾸고 복권을 사기도 한다. 조사 결과 복권에 당첨된 사람들 중 조상 꿈을 꾼 사람이 가장 많다고 한다. 물론 근거는 없다.
남편도 가끔 복권을 산다. 3등까지 되어본 적이 있었는데 나무 줄기가 천장 끝까지 자라는 꿈은 꾸고 산 복권이었다. 천장을 뚫고 나갔다면 1.2등은 되지 않았을까 우스갯소리까지 하며 아쉬워했다.
물론 우연의 일치겠지만 그래도 신경이 쓰이는 건 사실이다. 꿈이 큰 의미를 주는 건 아니더라도 나쁜 꿈을 꾼 날은 더 조심하고 주변을 살피는 것 같다. 꿈을 왜 꾸는지 내면의 반영인지 미래의 예지인지는 정확히는 알 수 없지만 꿈을 통해 경거망동을 삼가고 조심한다면 나쁠 이유는 없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