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키키 해변은 전 세계 사람들이 사랑하는 아름다운 해변이다. 뜨거운 햇살아래 푸른 바다가 넘실거리고 부드러운 모래사장이 펼쳐져있고 여유를 즐기며 선텐을 하며 누워있는 사람들. 서핑을 즐기는 사람들. 수영 하는 사람들로 넘쳐났다. 바다길을 거닐며 산책을 하다 보니 한쪽에서 하와이 전통 민속춤 공연을 하고 있었고 맞은 편엔 높은 건물과 수많은 호텔들이 즐비해 화려한 도심이자 관광지였다. 신나는 음악을 들으며 여유롭게 쉬며 공연을 즐기는 사람들을 보니 하와이에 있는 것이 실감이 났다.
어느 새 힘들었던 여독이 싹 풀리고 보상 받는 기분이었다. 끝없이 펼쳐진 해변을 거닐며 이국적인 풍경에 정신을 빼다가 잠시 쉬며 호텔 앞에 앉아 시원한 음료를 마셨다. 하와이에서 유명한 칵테일 치치였다. 치치는 ‘순수한’ ‘멋있는’ 뜻이라고 한다. 보드카와 파인애플 쥬스와 코코넛 밀크가 들어가 흔든 후 아이스로 채운 대형 잔에 파인애플을 꽂아 장식한다. 보드카 맛은 하나도 안 느껴졌고 그냥 시원한 음료 같았다. 호화롭고 뷰가 아름다운 호텔들로 즐비한 호놀룰루 도시 한복판에서 와이키키 해변을 바라보며 한 잔의 칵테일을 즐기는 여유. 이것이 여행의 묘미이다.
저녁 때 친구를 만나서 친구의 사업장으로 갔다. 첫 날 만나 반갑게 인사를 나눈 남편은 사업장에서 일하고 있어 다시 인사만 나누고 가까운 곳에서 샤브샤브로 첫 식사를 했다. 만나지 못했던 만큼 살아온 얘기를 털어놓느라 시간 가는 줄 몰랐다.
다음 날은 하나우마 베이로 가는 도중
한반도 모양의 마을이 내려다보이는 곳에서 잠시 내려 전망을 봤더니 영월에 있는 한반도 지형 모습과 유사했다.
그리고 바다 한가운데 서 있는 바위 사이로 파도가 쳐서 용트림 하는 광경을 보기 위해 잠시 차를 멈췄다. 거센 파도가 밀려와 용트림 할 때를 기다리며 멋진 광경이 펼쳐질 때마다 감탄했다.
하나우마 베이는 아름다운 해변으로 유명해 스노쿨링을 즐기는 사람들로 항상 붐빈다.
결혼해 하와이로 신혼여행을 왔을 때 친구 부부가 공항에 나와 환영하며 목에 하와이안 목걸이를 걸어주었다. 자유시간을 보낼 때 친구 남편이 데려다 준 곳이 하나우마베이였다. 에머랄드빛 물과 얕은 바다가 휴양하기 좋았다. 신혼 여행 온 한 팀과 친해져 같이 왔는데 둘이 스노쿨링을 하러 갔다가 오면서 부인이 물을 마시고 정신을 잃어 위급 상황을 겪은 곳이라 기억에 생생하다. 정말 아찔한 순간이었다는 얘기를 친구들에게도 들려주었다.
나보다 1년 먼저 결혼한 친구의 신혼집에 가서 바비큐를 해먹은 기억도 났다. 그 때 이후 하와이는 처음이고 벌써 30년이 가까워 온다. 정신없이 살다보니 시간은 참 빠르게 흘러가서 다시 만났으니 더 특별했다. 우린 중년이 됐지만 아직도 그 때의 순수함과 소녀감성이 남아있다. 여전히 그 시절이랑 크게 변함이 없었다.
다음 날은 일찍부터 수영복을 입고 둘이서 와이키키 해변으로 나갔다. 더웠지만 습하지 않아 날씨가 좋았다.
아침은 빵과 커피로 간단히 먹고 숙소가 해변과 가까워서 편했다. 첫 날은 산책만 했다면 그 날은 수영복을 입고 물에 몸을 담그고 수영을 즐기며 해변가에서 누워 선텐도 하며 오전 시간을 한가하게 보냈다.
오후 일정은 다이아몬드 헤드 트레킹과 타이 식당에 가기로 했다. 친구 남편도 시간을 내어서 함께 다이아몬드 헤드 트레킹을 시작했다. 와이키키 해변 동쪽에 있고 화산 폭발로 만들어진 분화구로 232m 높이라고 한다.
우리나라 제주도의 오름과 비슷한 분위기였지만 열대 기후만의 숲과 나무로 어우러진 이국적인 풍경이 참 아름다운 곳이다. 1시간가량 오르니 마지막 코스로 경사진 계단이 있었다. 힘든 코스는 아니었지만 경사진 계단에서 호흡을 가다듬고 물 한 잔 마시고 올라갔을 때 호놀룰루 시내가 한 눈에 내려다보이는 탁 트인 풍경이 우리를 맞아주고 있었다. 전망대에서 내려다보이니 더 멋지고 야경을 본다면 정말 근사할 것 같았다.
타이 식당에서는 친구의 딸과 아들도 같이 식사를 했다. 딸은 친구와 닮았고 대학생 아들은 남편과 붕어빵이었다. 겨울만 되면 따뜻한 하와이에 쉬러 오신다는 친구의 친정 부모님이 마침 와 계셔서 같이 모시고 의미 있는 식사 자리를 갖고 대접을 해드렸다. 겨울마다 몇 달씩 계시며 골프를 즐기시러 오신다고 했다. 항공기 기장이셨다가 은퇴하신 아버님과 그 시대 이대를 나오신 어머님. 오빠는 의사 부부. 보기 드문 엘리트 집안에서 부유하고 곱게 자랐지만 우리보다 나이가 많아 그런지 언니 같이 잘 챙겨주던 성숙한 친구였다.
초창기 하와이에서 적응하는 친구의 든든한 지원군이 되어주시고 자주 오셔서 외롭지 않은 이민 생활을 보낼 수 있게 도와주신 부모님 덕분에 잘 견뎌낼 수 있었다. 지금은 많이 연로하셨지만 아직도 골프를 즐기실 만큼 건강하셔서 보기 좋았다. 화기애애하고 다복한 가족 분위기로 복이 참 많은 친구라는 생각이 들었다. 친구의 딸과 아들은 하와이에서 태어났지만 집에서는 한국어를 써서 우리말이 유창하다. 타이 음식 맛도 좋았고 후식으로 아스크림도 먹으며 풍성한 밤이 깊어 갔다.
다음 날은 친구와 둘만 미리 예약해둔 쿠알로아 랜치(목장)에 가기로 했다. 호텔 앞에서 버스가 대기하고 있었고 목적지에 내리니 안내에 따라 체험이 시작 되었다. 각자 신청한 곳을 세 코스로 나누어 체험하는데 처음 코스는 지프차를 타고 가는 산악 트래킹이다. 울퉁불퉁 이어진 숲길을 지프차를 타고 가면서 잠깐 내려 길지 않은 산행까지 했다.
쥬라기 어드벤처인 쥬라기 공원 촬영장에 도착했을 땐 넓은 초원으로 이어져 탁 트인 곳이어서 아이들이 무척 좋아할 것 같았다. 가이드가 공룡 인형을 들고 달리는 포즈를 취하면 공룡에 쫒기는 사진이 연출되는 곳이다.
마지막은 강에서 뗏목을 타고 갔다가 다시 바다로 이어진 곳에서 유람선을 타고 도는 코스였다. 강과 바다를 한꺼번에 돌아보니 특별하고 탁트인 강과 바다 뷰를 보며 시원하게 부는 바람을 맞으니 더할 나위 없이 상쾌했다.
저녁 때 친구의 아파트로 가서 바비큐 파티를 했다. 손님 접대용 공간이 따로 있어 바비큐 장소로 이용되어 편안히 식사를 할 수 있었다. 두 번째 부모님과의 식사였다. 고기값이 싸서 푸짐한 바베큐에 기름을 쫙 뺀 고기맛은 일품이었다. 간단한 한식까지 준비한 친구에게 너무 고마웠다.
저녁을 먹고 숙소에 가기 전에 선물을 사러 월마트에 갔다. 하와이에서 유명하다고 하는 비누와 꿀 등으로 간단한 선물을 준비하니 곧 돌아가는 날이 다가오고 있다는 사실이 실감났다.
이제 5일 차가 된다. 친정 부모님을 골프장에 내려드리고 우리는 코올리나 비치라는 아담하고 한적한 해변으로 왔다. 돗자리를 펴고 친구가 준비해온 샌드위치와 치킨을 먹으며 쉬다가 바다에 들어가 공놀이도 즐기고 수영도 하며 편안한 오전 시간을 즐겼다.
한쪽 바다를 막아놓은 바위 덕분에 깊지 않고 둥그런 작은 해변이 펼쳐져 있는 아담한 바다가 인상 깊었다. 얕고 놀기 좋은 곳으로 그림 같이 아름다운 해변이어서 친구가 자주 찾는 곳이라고 했다.
오후에는 아울렛에 가서 옷을 사고 조카에게 줄 가방도 샀다. 가격이 너무 싸서 가방. 안경. 악세사리까지 많은 쇼핑을 했다. 아울렛에서 패스트푸드로 점심을 간단히 먹고 저녁은 처음으로 한식을 먹으러 갔다. 친구 남편이 안내한 식당으로 불낙전골이라 좀 얼큰한데도 하와이 사람들이 즐기는 식당이라고 했다.
마지막 날은 파인애플 농장에 가서 아스크림을 먹고 오면서 바람의 언덕과 누아누팔리 전망대에에 들렸다. 바람이 쎄서 바람산이라고 불리는 곳으로 서 있기 조차 힘든 신기한 곳이다. 몸을 가누지 못할 만큼 부는 바람이 신기하고 친구들의 나부끼는 머리칼이 우습기도 해서 마음껏 깔깔거리며 웃었다.
벽화거리에 가서는 다양한 그림으로 즐비해 있는 거리를 걸으며 예술작품들을 감상했다. 색채도 그림도 화려했다. 점심으로 무스비를 먹었는데 종류가 무척 다양해 하와이 사람들이 간편한 한 끼 식사로 즐긴다고 한다. 만들기 쉬워 돌아와서 식구들에게 선보였더니 맛있다고 했다. 계란. 아보카도. 스펨. 치즈 등 아무거나 넣고 김에 말아서 만든 하와이 삼각김밥이다.
저녁 때는 와이키키 해변의 선셋을 보러 갔다. 노을이 지며 바다 주변이 붉으스레해지자 여기저기에서 몰려든 사람들로 가득해지면서 사진을 찍는 사람들로 붐볐다. 붉은 노을과 어우러진 바다가 정말 아름다워 1년 내내 붐비는 곳이다.
마지막 날 밤의 아쉬운 마음은 쉬프림과 새우 등 해산물과 쉐라톤 호텔 칵테일을 즐기는 것으로 대신 했다. 파랑. 초록. 흰색 화려한 색의 칵테일로 건배를 하고 여행 감상을 나누면서 친구와도 아쉬움을 달래며 한국에서 다시 만날 것을 기약했다.
다음 날 공항까지 데려다주고 여러 가지로 신경써준 친구에게 너무 고맙고 두고두고 잊지 못할 여행이 되었다.
일주일이 꿈같이 흘러갔으며 대학 동창 친구들로 벌써 30년 지기 친구들과 자주 만나지는 못 하지만 오래간만에 셋이 함께 한 황홀한 하와이 여행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