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균형> 제목처럼 불안한 주인공의 심리 상태를 보여주고 그 불균형이 균형 잡힌 평범한 삶으로 돌아오는 과정을 여러 사건을 중심으로 세밀하게 그려낸 일본 동화이다.
주인공 '나' 가 전학오기 전 학교에서 유키라 일당에게 겪은 왕따로 인해 친구를 사귀지 않으며 스스로 친구를 먼저 왕따 시키며 '쿨' 하게 지내겠다고 다짐한다. 같은 상처에 입게 될까봐 두려워 하는 마음이 숨어있었다.
'나' 는 왕따의 상처로 자주 악몽을 꾸고 불면증에 시달리며 밤마다 친구집에 전화해 말없이 끊는 일을 반복하며
소심한 복수를 하고 있다. 게다가 스트레스로 도벽 증상까지 있다.
도벽은 정당화될 수 없고 나쁜 습관으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고쳐야 하지만 주인공 '나' 가 겪는 트라우마가 얼마나 큰지 알 것 같다.
아무렇지 않게 한 행동 하나. 은근한 따돌림과 험담. 수군거림과 차가운 태도. 협박과 괴롭힘 등은 친구 사이에서 절대 일어나선 안 될 일이다. 사소한 장난이라고 생각한 행동들도 상대방이 괴롭게 느낀다면 절대 장난이 될 수 없다.
'나' 는 비오는 날 밤중에 우산을 쓰고 다리를 걷고 있는 초록 옷을 입은 아줌마를 만나 도와달라고 소리치지만 초록 옷이 아니었다. 일본에선 비오는 날 초록 아줌마를 만나면 소원을 이룬다는 통설이 있다. 마치 우리가 수능 때 찹쌀떡이나 엿을 주거나 미역국을 먹지 않는 것 등과 같은 의미이다.
다시 초록 아줌마를 만난 건 주인공 '나' 가 문구점에서 물건을 훔치고 달아나면서 도움을 받았을 때였다. 그 일을 계기로 사라라는 이름을 가진 의류업체 직원인 언니와 가까워진다.
'나' 는 사라 언니에게 상처입은 자기 마음을 털어놓고 그 마음을 이해하며 보듬어주면서 둘은 친구 이상으로 친밀해진다.
학교에서 또다시 왕따를 주도하는 갈색 머리 3인조 친구들은 주인공 '나' 가 말이 없자 '입 없는 아이' 라고 조롱하며 놀려도 이젠 개의치 않는다.
사라 언니 덕분에 쉽게 상처받지 않고 당당해지며 강해졌다.
그 중 한 친구였던 미즈에가 수업 도중 갑자기 교실 창문에서 떨어져 자살을 시도해 다리를 다치고 병원에 입원한다. 미즈에의 병문안을 갔을 때 주인공은 미즈에 역시 그 친구들에게 왕따를 당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동병상련의 마음으로 위로하고 허심탄회하게 대화를 나누는 두 사람이 앞으로 친구가 될 것 같았다.
사라 언니는 의류업체 직원이지만 사실 디자이너가 꿈이었다. 열심히 일하면서 재단일을 하며 디자이너의 기회를 엿봤지만 그 기회가 오지 않아 분노한다. 그 마음은 회사에 복수하기 위해 옷에 일부러 핀을 꽂아두어 고객들을 다치게 만들어 회사 이미지를 나쁘게 만들려고 복수하는 행동으로 이어진다. 하지만 주인공 '나' 가 자신의 회사 옷을 입다가 핀에 찔리는 것을 보고는 큰 죄책감을 느낀다.
사라에게도 아픔과 상처가 있는 것을 보면서 디자이너에 대한 꿈이 컸던 만큼 그 꿈을 포기하지 않기를 바랐다. 상처입은 '나' 에게 위로가 되고 좋은 언니의 역할을 해주어 마음의 안정을 찾게 해준 일은 아무도 할 수 없는 일이다. 사라는 '나' 에게 좋은 친구이자 멘토였다. 그래서 상처를 이길 수 있었다. 사라 역시도 힘들어서 빗속을 거닐 때 우연히 '나' 를 만나면서 서로 가장 힘들었을 때 위로가 된 것이다.
아픔과 상처는 나누어야 한다. 누군가 공감해주고 위로해주면서 함께 하면 견딜 수 있는 힘이 생긴다. 결코 혼자라고 생각하지 말고 누구에게든 도움의 손길을 내밀어서 적극적으로 해결해 나가야 한다.
사라 언니를 만나면서 상처를 이겨낸 주인공 '나' 는 처음으로 용기를 낸다. 자신을 괴롭히고 왕따 시켜서 밤마다 전화하고 끊기만 했던 유키라의 집으로 직접 찾아가 처음으로 소리친다.
"그만 해" 라고 말이다.
책상을 뒤로 돌려놓고 젖은 휴지를 던지고 독재자라고 부르지 말고 교과서를 사물함에 던지고 실래화로 머리를 차지 말라고 소리쳤다.
유키라는 언제적 일이냐며 놀라서 당황하고 엄마는 물통을 들고나와 물을 부었지만 '나' 는 속이 시원하고 통쾌했다. 이제 '나' 는 더 이상 왕따의 트라우마 속에 시달리지 않을 것이다. 오히려 왕따 당한 친구의 힘이 되어줄 것이다. 퇴원해서 학교에 목발을 짚고 짧게 머리카락을 자르고 온 미즈에와 환하게 인사하며 학교에서 살아남기 위해 이제 혼자가 아닌 친구를 만들고 당당해지기로 작전을 바꾼 '나' 에게 잘 했다고 격려하고 싶었다.
'나' 는 사라 언니에게 유키라에게 했던 일을 신이 나서 말하지만 언니는 '나' 에게 진실을 털어놓으며 미안하다고 사과한다. 사라 언니도 한층 밝아진 '나' 처럼 달라지고 안정을 찾아가기 위해 회사에 사표를 내고 고향으로 떠난다.
'나' 에게 고맙다며 서로 마지막 인사를 나누고 헤어진다.
'나' 는 이제 자신의 문제는 스스로 해결할 거라며 당당해진다. 조금씩 강해지고 성장한 것이다. 아픔이 성장의 원동력이 되었고 다른 사람을 이해하는 밑거름이 되었다. 더 이상 예전의 약한 '나' 가 아닌 달라지고 변화된 '나' 가 되었다. 예전의 약한 나도 지금의 달라진 나도 미래에 변화될 나도 모두 있는 그대로 사랑하며 보듬어주어야 한다. 그래야 스스로 성장하며 단단해질 수 있다. 또래집단에서 가장 무섭고 일어나선 안 되는 왕따의 심각성을 주인공의 마음 변화를 따라가며 잘 보여주었다.
불균형한 마음에서 안정된 마음으로 돌아오기까지 힘들었지만 함께 마음을 나눈 사람이 있어서 가능했다. 누구에게든 손을 내밀고 그 내민 손은 다시 일어날 수 있도록 따뜻하게 꼭 잡아주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