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나귀는 당나귀답게

ㅡ<위다한 똥파리> 의 무모한 도전ㅡ

by oj

터키에서 태어난 아지즈 네신이란 작가는 육군 중위로 퇴억하고 신문 기자를 거쳐 저널리스트로 일하며서 사회 풍자와 콩트로 사랑 받은 작가였다. 각종 상을 휩쓸고 1972년에 고아들에게 교육 기회를 주기 위해 네신 재단을 설립해 인세를 재단에 기부하고 있는 놀라운 업적을 가진 작가이다.


이 책 역시도 우화소설. 풍자 소설이다. 짧은 단편의 이야기로 많은 교훈을 준다.

첫 번째 우화로는 <위대한 똥파리> 이야기가 나온다. 젊은 똥파리는 어둡고 답답한 지하를 벗어나 밝고 자유로운 세상 밖으로 나가고 싶어한다. 목표는 좋았으나 그것에 도달하기 위한 구체적 계획없이 같은 행동만 반복한다. 그러다가 책에서 빛의 속도로 나아가면 된다는 글을 보고 빠르게 날아갔다가 창문에 부딪혀 죽고 만다. 그를 위대한 똥파리로 여기며 비석을 세운다는 이야기이다.


젊은 똥파리는 먼저 연륜이 있는 나이든 파리의 충고를 새겨 들었어야 한다. 나이가 많다는 것은 경험과 연륜이 쌓이다 보면 삶의 지혜가 생긴다. 어른들의 말을 되새기고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그렇다고 나이만 많다고 모두 어른은 아니다. 꿈을 위해 진지하게 고민하는 젊은 파리에게 해보지도 않고 포기하거나 안 될 걸 알면서 저런다고 쯧쯧 동정이나 비난만 하는 어른들은 바른 어른의 모습이 아니다. 충고할 건 충고하고 격려하고 북돋울 건 북돋우면서 열정을 다하도록 길을 열어주는 어른으로서의 책임이 필요하다.


오래 사는 것보다 더 중요한 건 어떻게 사느냐에 달려있다. 무의미하게 살면서 할 일을 찾지 않고 그저 시간을 허비하면서 아무 생각없이 단순하게 사는 것은 의미가 없다. 몸이 불편하거나 상황이 여의치 않아 다른 생각을 해볼 수 없는 처지를 제외하곤 말이다.


은퇴 후에 자신의 삶에 새롭게 목표를 세워 도전하며 사는 어르신들의 열정이 더 돋보이는 것은 그런 이유에서이다.

자신들은 해보지도 않고선 뭔가 해보려는 의지까지 꺾어선 안된다. 다만 바른 선택을 할 수 있도록 조언을 해주고 멘토 역할을 하면서 현명한 판단을 하게 있도록 돕거나 본보기가 되어주면 좋을 것 같다.


얼마 전 기사에서 눈이 온 날 주인이 무인 아스크림가게 앞에 눈을 치우려 갔다가 누군가 눈을 깨끗이 쓸고 넘어지지 않게 박스까지 깔아놓은 것을 보고 놀라서 cctv 를 확인했더니 박스를 주우러 다니시는 할아버지셔서 너무 감사해서 제보를 했다고 한다. 묵묵히 보이지 않는 곳에서 어른으로서 본보기가 되신 것이다. 이런 분이 진정한 어른이다.


똥파리의 실패 원인은 한 번 해본 일이 성과가 없다면 다른 방법을 시도하는 자세도 필요하다. 시행착오는 누구나 할 수 있어도 그것이 계속된 실패로 끝난다면 실패 원인을 알고 다른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적극적이고 대범한 도전은 칭찬할만 하지만 매번 실패한 결과로 끝나선 안 된다.


가끔씩 젊은이들의 도전이 무모할 때가 있다. 높은 빌딩에 올라가다 추락한 일. 위험한 곳에서 인증샷을 찍다가 목숨을 잃은 일. 색다른 시도를 하며 보여주기 위한 무모한 행동 등 안타까운 소식을 접할 때면 젊음과 목숨을 위협하는 도전까진 해선 안 된다.


파리들의 세계에 개혁을 주거나 큰 변화를 시도해 가치있게 산 것도 아니고 자신을 희생해 여러 사람에게 유익을 주고 공익을 우선시한 행동은 아니기에 헛되게 죽은 파리의 비석까지 세웠다는 건 어불성설이다.

그럼에도 다른 파리들이 시도하지 않은 것을 하면서 자유로운 세계에 대한 몸부림은 위대한 똥파리로 남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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