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자 프로. 트로트

by oj


어머님은 트로트를 엄청 좋아하신다. <미스터 트롯 1> 을 시작으로 지금 방송 중인 <미스 트롯 3>까지 한 번도 빼놓지 않고 시청하시는 애청자시다.

토로트가 자식들이 드리지 못하는 즐거움을 대신 해드리고 어르신들의 기쁨이 되어주는 효자 효녀 프로라는 생각에 방송국에 감사한다.


<미스터 트롯 1> 에서 어머님이 가장 좋아한 가수는 역시 임영웅이었고 어린 친구 정동원이였다. 본방 시청으로 끝나지 않으시고 재방까지 챙겨보시며 그렇게 좋아하실 수 없었다. 지금 임영웅이 잘 되어서 좋지만 tv에선 자주 볼 수 없다며 아쉽다고 하신다. tv서 볼 때가 좋았다고 말이다. 티켓팅도 어려운 콘서트 위주로만 활동하니 어머니로선 아쉬울만도 하다. 정동원이 큰 걸 보면 마치 손주가 큰 것 마냥 대견해하고 흐뭇해하신다.


최근 방송 중인 <미스 트롯 3> 에서는 남편 친구 딸이 출현해 14위까지 올라가는 좋은 성적을 얻으면서 열심히 시청하시며 응원하고 계신다. 우리 부부도 그동안 트로트에 관심이 없었지만 어릴 때부터 봐온 친구 딸이 tv에 나오니 시청을 안할 수가 없어 목요일마다 일찍 잠을 잘 수 없게 됐다. 이번 주에 팀미션에서 1등을 하면서 축하해 주었다. 23세의 적지 않은 나이에 소속사가 생기면서 갑자기 트로트로 미는 바람에 선택한 길이었지만 잘 해내고 있어 대견할 뿐이다. 드디어 꿈을 이루고 꽃길이 펼쳐지길 바라며 열심히 응원과 홍보를 하고 있다.


난 트로트는 좋아하지 않았다. 친정 엄마가 좋아하시던 <섬마을 선생님> 이나 노래방에서 <옥경이> 정도는 부를 수 있는 딱 그 만큼이다.

음악 경연을 좋아하는 내가 가장 좋아하던 프로는 <펜텀 싱어> 였다. 1편은 아쉽게 못보다가 2부터 작년에 끝난 4까지 결승전에선 투표까지 해가면서 푹 빠져있던 프로였다. 응원한 팀이 모두 1등을 해서 흐뭇하고 지금도 펜텀 싱어에 나온 노래를 즐겨듣고 있다. 그 외에도 <슈퍼 밴드> <싱어게인> 등을 좋아하는데 어머님이 트로트를 좋아하시는 바람에 어머님댁에 오면 같이 시청하는 횟수가 늘다보니 장단을 맞춰드린다.

토로트는 여느 어르신들처럼 어머님께 활기를 드리는 좋은 프로임에 틀림없다. 어머님은 트로트에 나온 사람들의 노래와 소식을 듣기 위해 스마트폰을 사용하며 유튜브 조작까지 배우셨다. 혼자 검색도 하시면서 좋아하는 가수들의 최근 소식에 대해서도 빠삭하게 아시고는 우리 부부만 가면 신이 나셔서 말씀하신다. 그럼 우리 부부는 열심히 호응하고 귀 기울여 드린다.


나이가 드실수록 뭐든 해보는 것이 두뇌에도 좋은데 트로트 덕분에 스마트폰 작동법도 배우시고 무료함을 덜고 즐거워하시니 기쁘다. 86세에 이제 걷는 것도 힘드셔서 그나마 하시던 공원 산책도 못 하시고 특별한 취미 생활을 가지실 수도 없는데 노래를 들으며 힐링을 하시니 자식으로선 기쁜 일이다.


부모님께 효도는 큰게 아니다. 함께 대화 나누고 신이 나셔서 하시는 말씀을 들어주며 공감만 해줘도 효도이다. 혼자 계시면서 대화할 상대가 없다보니 자식들만 가시면 말씀이 많아지신다. 그 마음을 알 것 같아 더 자주 찾아뵙는 이유가 됐다. 귀가 안좋으셔서 TV 볼륨을 크게 틀어놓아 그 소리가 내겐 곤욕이지만 '언젠가는 나도 겪을 일이겠지.' 하며 짠하게 바라본다.


이미 장수 프로가 되었지만 앞으로도 쭉 프로가 이어져 어르신들의 기쁨이 되어드리고 특히 어르신들이 공감하고 즐길 수 있는 유익한 프로가 더 많이 방송 되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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