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한 친구가 몇 년 전 잘 알던 옛 직장 동료가 자살한 일로 한동안 심한 트라우마를 겪었다. 갑상선 수술 후에 목소리가 잘 나오지 않게 되자 심한 우울감이 찾아왔다고 한다. 점점 심해지고 이겨내지 못 하고 결국 초등학생 자녀 둘을 두고 아파트에서 뛰어내려 극단적 선택을 해서 친구를 망연자실하게 만들었다. 한참을 충격에서 헤어나오지 못한 친구는 오랫동안 힘들어 했다. 그 가족들을 생각하면 얼마나 깊은 상처가 남을까 짐작할 수도 없다.
내가 잘 알지 못 한 사람이어도 그 사실을 들었을 때 충격이었다. 얼마나 힘들면 그랬을까 싶고 다른 사람은 알 길도 없지만 분명한 건 쉽게 포기하면 안 되는 소중한 생명이고 삶이란 사실이다.
현대인의 질병 중 심각하게 늘고 있는 병이 우울증이다. 암보다도 무섭다고 한다. 암은 육체를 죽이지만 우울증은 정신을 죽인다. 정신은 육체를 지배해 병마와 싸우면서도 긍정적인 생각으로 이겨내려는 사람도 있지만 몸이 건강하고 부족한 것이 없는데도 마음이 건강하지 못해 이기지 못하는 사람이 늘고있다.
우울증 원인은 뇌의 변화. 가족 내 유전적 요인. 주변 환경 등 다양한 원인이 있다. 스트레스가 높다거나 계속된 좌절 등으로 우울증을 겪다보면 자살 충동이나 식습관의 변화. 은둔 생활. 수면 장애. 대인기피증 등으로 이어지는 정말 무서운 질병이다.
우울감이 들 때는 기분전환이 필요하기도 하고 누군가에게 도움의 손길도 내밀어야 한다. 지나온 시간들을 떠올리며 힘들게 버텨낸 자신을 자각하다 보면 정신이 번쩍 든다.
둘째를 낳고 잠깐 산후 우울증이 찾아왔었다. 두 아이들을 키우는 건 하나일 때보다 두 배가 아닌 세 배로 힘든 일이다. 똑같은 일상의 반복에 의욕. 열정이 상실 되며 무기력증이 찾아왔다. 아이들이 예쁘고 너무 사랑스러운 것과는 별개였다.육아 우울증을 극복한 건 둘째가 5개월 때 일을 시작하면서 부터였다. 몸은 고됐지만 마음은 건강해졌다.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이나 취미를 찾는 것도 우울감도 이겨내는 한 방법이다. 자기 처지를 비관 하며 축 쳐져 있지만 말고 취미. 봉사. 운동. 여행. 모임. 소일거리 등 뭐라도 할 일을 적극적으로 찾아 활력을 되찾아야 한다.
일할 때 아이들을 봐주시고 늘 자식 걱정만 하시던 씩씩한 엄마께서도 초기 치매 진단을 받으시고 빠르게 진행 되면서 우울증까지 찾아왔다. 뇌경색 발병으로 시술을 한 뒤 치매가 시작되어 약을 한참 전부터 드셨는데 아버지가 돌아가신 뒤 부쩍 우울증이 심해졌다. 매일 아버지한테 가고 싶다는 말을 달고 사시면서 부정적인 생각을 많이 하셨다.
치매 환자들은 충격을 받으면 증상이 더 악화 된다. 코로나로 더 심해지셔서 활력도 없으시고 공허한 눈빛까지. 걱정 되었다. 생활의 불편함을 느끼니 자꾸 스스로 한심스럽다고 생각하시고 한숨이 늘고 자꾸 위축 되시고 자존감을 잃어가시면서 말씀도 웃음도 점점 잃어갔다.
의사 선생님이 우울증 약 처방과 함께 사회 생활을 권하셔서 복지관을 알아봤다. 마침 위드 코로나로 전환되면서 프로그램이 좋은 곳으로 등록해서 지금까지 잘 다니신다. 처음엔 잘 적응하실 수 있을지 걱정했는데 기우였다. 얼굴에 생기가 돌고 사람들을 만나니 좋아하신다. 저녁까지 드시고 오고 피곤하다며 일찍 주무셔서 같이 사는 동생도 한결 편해진 것 같아 이래저래 잘 한 선택이었다.
우울증을 스스로 자각하거나 가족이 느낀다면 반드시 약물치료를 병행해야 한다. 자각하지 못하거나 시기를 놓쳐 삶이 망가지게 방치해서 의욕 저하와 무기력. 불안과 위축으로 이어져선 안 된다. 어려움을 헤아리며 관심을 갖고 적극적으로 치료에 힘써 삶의 질이 떨어지지 않고 극복하도록 도와야 한다.
우울증이나 비관 자살로 소중한 생명을 포기하거나 소중한 삶을 내던지는 사람이 더 이상 없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