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가 들수록 사람 사이의 관계가 점점 어려워진다. 자신이 살아온 환경과 방식. 생각 등이 고정된 탓이다. 다른 사람을 배려하고 역지사지로 생각하면 좋을 텐데 자기중심적이고 손해보지 않으려는 이해타산적인 본성 때문에 원만한 인간관계가 쉽지 않다. 자긴 뒤끝 없다며 할말은 다 하는 사람부터 남 기분은 생각지 않고 내키는 대로 말하는 사람. 자신의 행동으로 서먹해지고 불편할 수 있는데 전혀 개의치 않는 사람. 들어주지는 않고 자기 말만 하는 사람 등 다양한 특성의 사람들과 대면 한다.
교사로 일하는 한 친구는 동료 교사 때문에 힘들다고 고민을 털어놓았다. 자기에게 뭔가 서운할 때면 삐딱한 말투로 직선적으로 말하는데 어떻게 대응을 해야할지 모르겠다고 했다. 대놓고 화내지는 않으면서 교묘하게 사람 기분을 나쁘게 한다고...네 감정을 솔직히 한번 털어놓으라며 조언했다. 지난 번에 이래서 좀기분이 안 좋았는데 혹시 이유가 있으면 말해달라고 허심탄회하게 대화해 보라고 했다. 그렇지 않으면 매일 보는 사이인데 얼마나 불편하겠냐고 말이다. 자주 만나는 사이가 아니면 문제 될게 없겠지만 매일 만나면서 불편하고 답답한 마음을 가져선 안될 것 같다. 한번 틀어진 관계가 회복 되기는 어렵다. 겉으로는 풀어진 것 같아도 앙금이 남아있다. 예전과는 다르게 느껴지고 서먹해진다. 더 사이가 나빠지기 전에 푸는 것이 좋다.
작은 언니와 언젠가 크게 싸우고 일주일동안 안 보고 지낸 적이 있었다. 별 일은 아니었지만 표현을 격하게 한 언니에게 화가 났다. 아무리 생각해도 내 잘못보다 언니 잘못이 큰 것 같아 먼저 사과하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마음이 너무 불편해서 가만히 있을 수가 없었다. 같은 아파트에 살고 있는 언니집으로 찾아가서 먼저 사과하기 어색해 손에 들고간 사과를 말없이 내밀었다. 왜 왔냐고 쏴붙이는 언니에게 속내를 털어놓았다. 괜히 눈물이 나왔다. 언니도 미안했는지 대화하며 풀었는데 피붙이 형제들이기에 앙금이 남지 않았지만 만약 자매가 아니었다면 안 보면 그만이지 했을 것이다. 하나도 아쉽지 않다고 혼자 마음 삭였을 것이다.
나이들수록 사람 관계가 쉽지 않기에 지금 관계를 맺고 있는 사람들도 꼭 필요한 사람들이 아니라면 감정 소모를 하고 싶지 않다. 조금씩 관계 정리가 필요했는데 코로나가 시작 되면서 자연스럽게 줄었다. 이제 쓸데없는데 에너지를 쏟고 싶지 않은 나이가 되서 남아있는 사람들과 진실한 관계만 지속하고 싶다.
여기저기 인간관계 힘들어 하거나 감정의 골이 깊어진 사람들을 많이 본다. 다행히 진솔한 사람들과 갈등없이 잘 지내고 원만하게 인간관계를 맺고 있는 편이다. 이제 사람들 때문에 좌지우지 되거나 가벼운 사이는 되고 싶지 않다.
최근에 친한 지인에게 좀 서운한 일이 있었지만 대화로 솔직하게 풀었고 다시 회복했다. 잠깐 동안이었지만 너무 불편했다. 인간관계에서 큰 트러블이 없었던 나로선 당황스러웠던 감정과 경험이었다. 하지만 그걸 통해서 다시 나를 돌아보는 계기로 삼아 인간관계의 중요성을 확인하며 더 진중해지는 기회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