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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j Jul 08. 2024

우포늪 사진에세이

정봉채 작가님의 우포늪 사진 '지독한 끌림' 중에서

우포늪은 람사르 습지로 지정된 곳이다. 람사르협약은 습지 보호 조약으로 1971년 이란 람사르에서 유네스코 후원으로 체결된 국제 습지 조약이다. 우리나라에는 습지와 갯벌이 많아 람사르 습지로 지정된 곳이 24개나 되는데 대표적인 곳이 경남 창령군에 있는 우포늪이다. 예전에 순천만 습지와 무안 갯벌에 가봤지만 우포늪은 아쉽게도 아직 가보지 못했다.


순천만 습지에 갔을 때 그 놀라움을 잊을 수가 없다. 대자연의 웅장함과 꿈틀거리는 수많은 생물들이 경이로웠다. 그때의 기억이 좋아 우포늪에도 꼭 가고 싶었는데 이번에 정봉채 사진작가님의 <지독한 끌림> 이란 우포늪 사진에세이로 대리 만족했다.

정봉채 작가님은 교사로 10년 일하다가 사진이 좋아서 무조건 카메라를 들고 우포늪을 찾아 20년 동안 사진을 찍었다고 했다. 확실한 미래가 보장되는 직업을 버리고 불투명한 미래를 향해 달려간 작가님의 열정이 돋보이는 사진이었다. 우포늪 가까운 곳에 손수 갤러리를 지어 우포늪을 호흡하는 작가님 덕분에 변화무쌍한 우포늪 모습을 감상할 수 있었다.


작가님은 창원에서 제10차 람사르 회의가 열렸을 때 총회의 공식 사진작가로 선정되어 우포늪의 아름다움을 전 세계에 알리기도 했다.

우포늪 사진과 함께 적힌 짧은 글들은 마음을 사로잡았다. 사진만으로도 우포늪의 아름다움. 신비함. 다양함. 생동감. 숙연함. 잔잔함. 생경함이 모두 담겨있었다. 바람에 흔들거리는 물결. 안개가 피어오른 모습. 비경을 만들어내는 물안개. 사계절 다른 풍경. 그때그때 다른 구름과 노을. 텃새들과 철새들을 포함해 430여 종의 크고 작은 생명들이 사는 드넓고 평화로운 우포늪의 다양한 풍경들을 어떻게 담아냈는지 신비롭다. 우포에 있는 풀과 나무, 바람과 물이 만들어낸 자연의 신비는 인간을 한없이 작게 만든다. 우리가 작아지고 겸손해지면 비로소 자연이 보인다고 했다.


좋아하는 동화 중에 <우포늪엔 공룡 똥구멍이 산다> 는 손호경 작가님의 책이 있다. 우포늪에 사는 세 친구의 우정과 상상력이 잘 표현되었다. 세 아이들은 우포늪에 거대한 공룡이 살고 있다고 믿는다. 나중에 꾸욱거리는 신기한 소리를 듣고는 공룡이 방귀 뀌는 소리라고 생각한다. 그들에겐 우포늪은 놀이터이자 배움터였다. 우포늪에서 사냥꾼 총에 맞고 날개를 다친 청둥오리를 구하고는 반려동물로 키우고 친구로 여긴다. 우포늪을 보고 자란 아이들에겐 그 곳에서 만난 소중한 생명체들이 모두 친구였다.


작가님의 경험을 바탕으로 직접 삽화까지 그려넣어 우포늪에 사는 생물들을 생생하게 묘사해 자연에 대한 관심을 갖게 만든 유익한 책이다.


수업할 때 람사르 협약과 습지의 역할에 대해서도 알려주었다. 습지는 정화 작용. 자연재해 예방 작용. 수많은 동식물의 서식지. 생태 교육과 관광 등의 역할을 해내는 소중한 자연이다.


이런 습지가 훼손되거나 오염 되지 않도록 힘써야 한다. 스마트폰에 길들여져 유튜브. 게임. 웹툰. 틱톡. 숏폼 등에 관심이 많아진 학생들에게 자연은 더이상 관심 분야가 아니다. 그럼에도 끊임없이 가르치고 보여주면서 자연과 인간의 공존과 상생의 중요성을 알려주어야 한다.


이번 우포늪 사진 에세이는 우포늪에 꼭 가봐야겠다는 다짐을 어서 실현에 옮기라는 묵직한 메세지로 전해졌다. 사진 속 아름다움을 직접 보면서 작가님의 '지독한 끌림' 에 한 발짝 다가서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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