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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j Aug 09. 2024

아름다운 사람들

요즘 파리 올림픽으로 밤잠을 설치는 사람들이 많다. 양궁과 사격. 펜싱. 탁구. 베드민턴 등에서 선전했고 대표들이 속속히 귀국할 때마다 환호하고 있다. 스포츠는 국민을 단합하게도 하고 때론 감동시킨다. 선수들의 땀과 노력을 알기에 그 노력이 빛을 발해서 아름다울 뿐이다.


2022년 카타르 월드컵 때는 포르투갈에 역전승으로 16강에 진입하게 만든 손홍민 선수와 황의찬 선수의 환상 호흡이 만들어낸 골은 우리 국민에게 잊지 못할 감동을 선사했다. 8강 진출엔 실패했어도 "꿈은 이루어진다" 에 이어 "꺾이지 않는 마음" 의 슬로건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스포츠는 국민을 단합하게 하고 때론 감동시킨다.


<사람이 아름답다> 란 짧은 홍기 작가님의 단편 동화는 좋아하는 동화 중 하나로 그 책을 수업할 땐 항상 주변에서 일어난 아름다운 사람들과 그렇지 못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나눈다.


최근 수업할 땐 아름다운 사람들의 이야기에서 김밥을 팔아 번 전 재산 13억을 장애단체에 기부하고 돌아가신 김밥 할머니. 한강에서 자살하려는 한 남성의 다리를 15분간 붙들고 "살아주세요" 라고 사정해 목숨을 살린 여고생. 자전거를 타고 가다가 길가에 120만원을 떨어뜨리고 간 돈을 주워 경찰서에 갖다주어 cctv로 주인을 찾아준 일로 '유키즈' 에 나온 여학생 등을 소개했다.


반면 보이스 피싱으로 어수룩한 어르신들의 전 재산을 빼앗는 범죄자들. 전세 사기로 극단적 선택을 하게 만든 파렴치한. 묻지 마 폭행과 살인. 군기 훈련 얼차려 후 사망에 이르게 한 여군 상사. 어르신들이 창문에 보이는 것이 싫다며 시트지로 요양원 창문을 가리게 민원을 넣은 사람들. 누군가의 실수와 잘못된 판단으로 대형 사고를 당한 사람들 등 너무 많다. 우리 사회의 자화상이다. 어른으로서 부끄럽다.


책의 주인공 하수는 첫 날부터 울릉도에 전근 오신 선생님을 몰래 지켜보던 음산한 아이였다. 아빠는 고기잡으러 나갔다가 돌아가시고 엄마는 집을 나가셔서 산나물 파시는 할머니와 둘이 어렵게 살던 하수는  결석도 잦고 지저분하고 냄새나서 친구들이 싫어하는 아이였다. 급식 때 하수 옆에 서로 앉지 않겠다고 싸운 일로 선생님이 냄새를 억지로 참으면서 함께 점심 먹은 이후로 하수는 선생님께 마음을 열게 된다. 결석도 안 하고 점점 밝아졌다. 하수는 외로운 아이였다. 처음으로 누군가에게 받은 관심과 사랑이 하수를 행복하게 만들었다.


낚시를 가자고 제안한 하수는 고기를 많이 잡아드려 선생님을 기쁘게 해드리고 싶었지만 파도가 세서인지 한 마리도 잡지 못해 무척 죄송해 했다. 선생님은 물고기보다도 하수와 함께 보낸 시간이 좋았다고 했다. 하지만 하수의 그 마음은 바닷가로 소풍을 갔을 때 문어를 잡아 선생님께 드리겠다고 바닷속으로 들어가서  물에 빠졌다며 소동까지 일으킨다. 자신의 손을 잡아주며 따뜻하게 대해준 선생님께 보답을 하고 싶었던 하수. 앞뒤 가리지 않는 무모함이 있었지만 간절함이 컸다. 자신을 위해서가 아닌 다른 사람을 위해서 말이다.


위험한 일은 절대 하지 말라고 당부했음에도 비가 퍼붓고 있을 때 손에 문어를 들고 선생님 댁에 찾아와 웃고 있는 하수를 보고 뜨거운 것이 올라왔다고 했다. 눈물이었다. 한없이 순수한 것을 보았을 때 흐르는 눈물. 선생님은 순간 생각했을 것이다.

 '내가 뭐라고...'

 순수한 마음을 가진 하수에게 처음엔 선입견을 가지셨던 선생님은 자신의 걱정이 괜한 기우였음을 이미 아셨는데 순간 얼마나 울컥 하셨을까.


사람을 생각하는 마음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다. 사람이 주는 행복은 물질이 주는 행복과 다른 감동이 있다. 다른 사람을 존중하고 조그만 나눔과 위안에도 행복을 줄 수 있다. 반면 남의 행복을 짓밟고 자신의 이익을 위해 남의 인생을 한순간에 나락으로 떨어뜨리는 사람들은 인간 존중을 알지 못 하는 사람들이다.


아름다운 마음은 선한 영향력을 주어 주변을 환하게 비추고 확산시킨다. 아름다운 마음으로 실천한 작은 행동. 나눔. 선행 등이 모아지면 사회를 밝게 변화시키고 누군가에겐 살아낼 용기와 희망을 준다. 한없이 순수한 것을 보았을 때 흐르는 뜨거운 눈물은 가식이 아닌 진심이다. 그런 작지만 큰 감동은 사람만이 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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