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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j Aug 09. 2024

수영 덕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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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우리나라가 동남아가 된 것 같다. 연일 폭염과 열대야의 기승은 입추가 된 오늘까지도 계속 되며 앞으로 열흘 간 지속될 거라는 보도에 한숨이 쉬어진다.


5분간만 움직여도 온몸에 땀이 줄줄이다. 안방에 켜놓은 에어컨 덕에 시원하다가도 식사준비로 잠시 거실에만 나가도 숨이 막힌다. 실내 온도가 실화인가 싶다.


그래서인지 요즘 수영 가는 게 제일 좋다. 1년 내내 물의 온도가 28도를 유지하고 있지만 겨울엔 차갑게 느껴지는 물이 요즘같은 무더위엔 너무 시원해서 물에 들어가는 시간이 즐겁다.


지난 주엔 오리발 강습을 빼고 자유 수영을 했다. 다른 사람들은 오리발을 끼면 빨리 나가서 기분이 좋다고 하는데 나는 오리발만 끼면 다리가 무거워서 앞으로 가는 게 버겁기만 하다. 너무 힘을 줘서 그런 건지, 싫다고 계속 피하기만 해서 늘지 않아서인지 모르겠지만 그 날도 수요일 오리발 하는 날인데 몸은 찌뿌둥하고 오리발로 스트레스 받고 싶지 않아 자유 수영을 하기로 했다.


보통은 5바퀴 자유형을 돌고 나면 쉬다가 평형과 한팔 접영을 교차하면서 50분을 보낸다. 그날은 다섯 바퀴 이상 할 수 있을까 해서 천천히 할 수 있는 만큼 해보기로 했다. 다섯 바퀴가 지나고 아직 할만 했다. 결국 열 바퀴를 성공하고 멈춰서 시간을 보니 18분이 지났다. 뿌듯했다.


한 바퀴 돌기도 숨이 차서 헉헉거리던 나였는데 이제 10바퀴가 가능하다니 장족의 발전이다. 꾸준함이 만들어낸 결과이다. 폼이야 어찌 됐건 내가 스트레스 받지 않고 운동 차원으로 수영을 즐기면 된다는 의지로 꾸준히 하니 이런 날도 온다.


수영을 지 벌써 5년이 되어간다. 남편이 먼저 수영을 배우고 좋은 운동이라며 강습을 등록해주는 바람에  배우기 시작했고 곧 아들도 배우기 시작해서 우린 자칭 수영 가족이다.


코로나 이전 4개월 배우고 겨우 자유형만 하게 되었는데 펜데믹으로 모든 활동이 제한 되어 아쉽게 됐다. 수영장이 오랫동안 휴장 되었다가 강습자들에게만 자유 수영이 가능해졌다. 다 잊지 않았을까 했는데 다행히 몸이 기억하고 있었다. 또 시간만 되면 함께 와서 꾸준히 가르쳐준 남편 덕분에 그렇게 힘들었던 호흡도 편해졌고 평형도 조금씩 감을 잡았다.

 

코로나 백신이 나오고 좀 사그러들자 다시 강습이 시작되었다. 그 때부터 배운지 벌써 2년이 되어간다. 일주일 3회 강습이지만 가끔 못가는 날도 있고 실력도 제자리이다. 여전히 배형과 접영은 늘지 않고 자유형과 평형. 한팔 접영만 즐긴다.


작년 여름에 야외 수영장에 가서 찍은 비디오를 보고 자세 교정을 많이 했다. 이번에 갔을 때도 다시 찍어 보았더니 작년보단 나아졌지만 여전히 어설프다. 부족한 부분을 다시 교정하고 있다. 아직 폼나게 하려면 멀었지만 수영 선수가 될 것도 아닌데 그냥 마음 편하게 하기로 했다.  


필리핀 보홀에 갔을 때나 수영장이 있는 호캉스에 갔을 때 수영을 할 수 있으니 너무 즐겁다. 예전에는 물에 발을 담그거나 그늘에 앉아 아이들 물놀이 하는 걸 바라만 봤다면 이젠 내가 더 신이 나서 물놀이를 즐긴다.


수영 덕분에 전신 운동도 되고 요즘 같이 더운 날 물속에서 있다보면 시원하고 시간도 잘 가는 데다 무더위까지 식혀주니 여름철 운동으로 딱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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