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oj Aug 26. 2024

호연지기


어떤 상황에서도 자신의 신념을 굽히지 않는 것을 호연지기라고 한다. 맹자의 사상으로 도의에 근거를 두고 흔들리지않는 바르고 큰 마음을 말하며 공명정대하며 굽히지 않는 큰 용기를 말한다.


내 주변에 호연지기가 강한 두 분이 계시다. 한 분은 교사 출신이신 내가 존경하는 권사님이시다. 오래 전에 촌지문화가 많던 시절에 교사로 일하실 때도 촌지를 받은 적이 한번도 없으신 분이었다. 정중히 돌려보내고 케잌이나  간식을 보내시면 반 전체 아이들과 함께 골고루 나누어 드시고 집으로 가져가신 일이 한번도 없으셨다. 70이 넘으신 연세에도 지금도 아니다 싶은 일은 절대 하지 않으신다. 외적으로는 꼿꼿하시고 주관이 강하시면서도 내적으로는 인자하고 따뜻하시다.


세월호 사건이 있던 해에 교회에서 어르신들을 위해 효도 여행이 계획되어 있었다. 그 여행을 취소 시키신 분도 권사님이시다. 목사님을 찾아가셔서 효도관광의 의미는 좋지만 세월호로 온 국민이 충격과 슬픔에 빠져 있는 현시점에서는 가지 않는 게 좋겠다며 당당하게 말씀하셨다. 목사님은 당회를 거쳐 의논하시겠다고 하셨고 결국 그 여행은 무산 되었다. 처음 효도 관광 이야기를 들은 몇몇 성도들도 같은 생각이었지만 누구 하나 나서고 반대하지 못했다. 옳고 그른 것을 분별하시고 뜻을 굽히지 않는 그 신념과 단호함이 존경스럽다.


한 친한 권사님께서도 아드님의 결혼 소식을 전하면서 호텔에서 양가부모님과 가족들만 모여 예식을 치른다고 하셨다. 스몰 웨딩 정도가 아닌 형식적인 것은 다 제외하고 심지어 부부는 웨딩드레스도 입지 않고 어머님들은 한복도 입지 않고 양장을 입고 호텔에서 반지만 주고받으며 소박한 예식을 치르셨다. 어른들의 뜻보다 젊은 부부의 소신이 더 강했더라도 부모님들이 반대했다면 어려움이 있었을 예식이다.

축하하고픈 마음에 축의금을 준비했지만 내밀지도 못했다. 형식적인 것을 아주 싫어하시고 주관이 뚜렷하신 두 분이다.


두 분의 공통점은 믿음과 신념이 강하시고 규칙을 철저히 지키시며 자신과의 약속. 남과의 약속을 소중하게 여기시는 분이다. 자기 관리도 잘 하시면서 언행일치가 잘 되시는 분이라 그런 두 분은 닮고 싶고 존경하는 롤모델이다.


두 분처럼 호연지기를 기르기 위해서 어떻게 하면 좋을지 생각해 보았다.

먼저 옳고 그른 것이 무엇인지 분별하는 눈을 길러야 한다. 같은 상황을 보더라도 자기 생각대로 보이는 그대로만 생각하지 말고 사사로움이나 그릇됨이 없이 사리분별을 해야 한다.


주관적으로 바라보지 말고 되도록 객관적으로 바라보아야 한다. 사람마다 주관적인 생각이 있고 보는 시선이 다를 수 있다. 그래서 서로 다른 의견 충돌이 일어나기도 해서 되도록 객관적인 시선으로 바라봐야 한다. 주관적 감정. 의견. 성격 등을 배제할 수는 없지만 내 관점이 아닌 상대방의 관점에서도 볼 수 있어야 한다.


또 소신과 신념을 지켜야 한다. 생각이 이리저리 왔다갔다 하거나 팔랑귀처럼 이 사람 저 사람 말에 흔들리며 결정을 쉽게 번복하는 사람은 소신이 없는 사람이다.


호연지기를 가진 두 분을 보면서 소신 있는 행동이 얼마나 멋진지 가까이에서 느꼈다. 연세가 많다고 다 어르신은 아니다. 경륜과 경험으로 지혜롭게 사시면서도 선한 인품으로 주변에서도 존경 받는 두 분의 모습에서 배울 점이 참 많다. 나도 두 분처럼 신념을 가지고 뜻을 굽히지 않는 사람으로 멋지게 나이 들고 싶다.

이전 11화 앤을 사랑하는 동생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