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처럼만" 이란 단어를 참 좋아한다. 어머님과 엄마에 대한 글을 쓸 때도 제목을 "지금처럼만"으로 붙이고 남편의 절친 네 쌍 부부의 일화를 쓴 글에도 "지금처럼만" 이라고 쓰고 여동생을 생각하며 "지금처럼만" 이라는 시도 썼다.
왜 이 말을 이렇게 좋아할까. 곰곰히 생각해 보았다. 이 말에는 현재의 만족을 뜻한다. 현재 만족스런 삶을 살지 못한다면 결코 "지금처럼만 같아라" 고 생각하지 못할 테니까 말이다. 86세 어머님도 홀로 사시면서도 아직 거동이 불편하지 않으시고 씩씩하게 사심도 감사하고 82세 엄마는 초기 치매시긴 해도 기억을 못하셔서 소통이 어렵지만 생활의 불편함은 전혀 없기 때문에 지금처럼만 지내시며 더 나빠지지 않는 마음의 표현이다.
네쌍의 부부도 지금까지 30년간 지내온 부부 모임에 함께 한 여행 얘기부터 식사 모임까지 소소한 추억거리가 많다. 아이들이 태어나고 자라는 것까지 가까이에서 지켜보고 이제 결혼한 아이들까지 생기니 지금처럼 찐우정이 계속 이어짐에 만족한 마음이다.
나보다 세 살 어리지만 마음은 누구보다 맏언니처럼 인정 많고 가끔은 막내다운 투정과 애교도 부리면서 웃으며 사는 여동생도 지금처럼만 살면 좋겠다고 늘 생각한다.
"지금처럼만" 이란 말속에는 거창하지 않지만 소소한 행복에 대한 감사가 담겨있다. 살면서 평탄치 않고 굴곡진 삶을 살던 이들이 지금처럼 찾은 안정과 여유에 감사한다. 우리 가족부터 가까운 부모님과 형제들. 친근한 지인들 모두에게 좋은 소식이 들릴 때면 내 일처럼 기쁘다. 언니가 언젠가 내게 이런 말을 한 것 같다.
"넌 우리가 잘 되면 네가 잘 된 것보다 더 좋아하는데 그 마음이 느껴진다."
라고 말이다. 진심이다. 힘들었던 이들에게 찾아온 안정과 여유가 너무 감사해서 지금처럼만 살기를 간절히 바라는 마음이다.
이제 결혼을 앞둔 아들도 지금처럼만 서로 사랑하고 잘 살기를 바란다. 아들을 생각하며 쓴 축시처럼 말이다.
[ 봄엔 활짝 핀 벚꽃 보며 함께 웃고
여름엔 푸른 해변에서 다정히 거닐며
가을엔 무르익은 가을 정취 누리고
겨울엔 시린 손 서로 꼭 잡아주면서
그렇게 보듬어주며 사랑하길 바란다
새롭게 시작할 행복한 앞날을
둘이 함께 헤쳐나갈 소중한 출발을
아름답게 가꿔나갈 보금자리를
영원히 변치 않을 주님의 사랑을
간절히 축복하고 소망한다 ]
나와 남편 역시도 30년 함께 큰 문제와 갈등 없이 지금처럼만 행복하게 살고 싶고, 이제 시작한 글쓰기의 행복 누림까지 더해져 하반기 인생이 지금처럼만 만족하고 감사하며 살게 되기를 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