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조대왕. 이산

ㅡ'옷소매 붉은 끝동'ㅡ

by oj


세종대왕 다음으로 존경하는 조선시대 왕이 정조 임금이다. 정조 임금도 대왕으로 불릴 만큼 위대한 업적을 많이 남긴 왕이다.


정조 임금의 어릴 때 이름은 이산이다. 조선 시대 임금의 이름이 대부분 외자인 이유가 임금님의 이름과 똑같은 이름을 쓸 수 없는 백성들을 배려하기 위해서였다.


정조 임금을 다룬 영화와 드라마는 숙종과 장희빈. 인현왕후를 다룬 것만큼이나 많다.

영화 중에선 '역린' 드라마로는 '이산' '옷소매 붉은 끝동' 을 재미있게 시청했다.


정조 임금은 그 유명한 영조의 손자이자 사도 세자와 혜경궁 홍씨의 아들이다. 영조는 자신의 어머니가 무수리 출신 숙빈 최씨라는 자격지심으로 자신을 혹독하게 몰아부쳐 인정받은 왕이라면 사도 세자는 영민한 머리를 가졌음에도 아버지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아버지와 뜻이 맞지 않았다. 결국 강박증은 의대증으로 어어져 궁에서 사도 세자에 의해 희생된 사람이 많았을 정도였다. 칼을 들고 영조에게 찾아간 사도 세자는 뒤주에 갇히고 열흘 만에 운명을 달리하는 임오화변은 임금이 아들을 죽인 최초의 역사적 오점이다.


그 모습을 지켜본 부인 혜경궁 홍씨는 궁중의 비극인 '한중록' 을 쓰며 마음의 한을 표현했고 아들 정조는 아버지의 몫까지 열심을 다해 할아버지께 인정 받았다. 사도 세자를 음해한 이들은 정조가 왕이 되는 것을 막으려 했을 것이다.


연산군이 어머니 폐비 윤씨가 사약을 받고 죽은 일을 문제삼아 아버지의 후궁과 관련된 자들을 죽이는 끔찍한 사화를 일으킨 것을 보면 임오화변이 일어난 원인을 제공하거나 상소를 올렸던 자. 사도 세자를 반대한 자들은 정조가 왕이 되는 것이 두려웠을 것이다.


하지만 정조는 달랐다. 그는 사사로운 감정을 배제하고 대의를 위한 다양한 정책을 세웠다. 할아버지가 이룬 탱평책의 업적을 이어나갔고 당파에 상관없는 인재를 등용했다. 궁중 도서관인 규장각을 지어 인재를 양성했다. 왕이 직접 묻고 답하는 시험을 통해 정약용을 신임하여 규장각 초계문신으로 임명하며 조선의 개혁을 함께 꿈꾸었다. 수원화성을 축조하며 새로운 도시를 만들어갈 때 거중기를 발명하여 백성들에게 임금까지 지급하자 수원화성의 축조가 앞당겨졌을 만큼 백성들을 생각하는 정조의 마음은 컸다. 세종대왕의 애민 정신과 비슷하다.


수원화성 행궁을 할 때 한강을 건너기 위해 정약용이 만든 배다리는 유명하다. 그 곳에서 어머님의 환갑 잔치를 성대히 계획했지만 정조의 암살 음모로 위험을 겪기도 한다. 정조는 목숨의 위협을 참 많이 받은 왕이다. 스스로 무술을 익히고 친위대인 장용영을 만든 이유이기도 하다.


금난전권을 폐지해 상공업도 발전시키고 서얼제도를 폐지해 능력있는 서얼들에게도 관직에 나갈 수 있는 기회를 주었다. 조선의 르네상스를 이룬 왕이었지만 47세의 젊은 나이로 갑자기 승하했다. 종기를 앓던 정조가 탕약으로도 낫지 않자 연훈방을 쓴 뒤에 더 악화 되면서 안타깝게 사망했다. 연훈방은 수은 중독으로 사망에 이르게 했다는 독살설이 끊이지 않았다. 영조의 후궁인 정조보다도 나이가 어린 정순왕후와 독대한 뒤 급격히 나빠지면서 의식을 잃다가 승하한 정조의 죽음은 지금도 의문이다.


그의 사랑 또한 가슴 아프다. 그렇게 사랑했던 여인 성덕임을 오랜 기다림 끝에 후궁으로 맞았지만 딸과 아들을 잃고 다시 아이를 가진 채로 죽음을 맞이한 사랑하는 여인을 잊지 못하고 고통스러워 했다. 15년 뒤 승하하면서 정조의 못다한 사랑이 하늘에선 이루어졌으리라 믿고 싶다.


어린 11세 순조를 안동 김씨 김조순의 딸을 세자비로 맞게 하면서 세도 정치가 시작되고 정조가 이룬 업적들이 허물어지면서 조선은 혼란의 시대로 접어든다. 60년 간 안동 김씨와 풍양 조씨로 이어진 세도 정치는 조선을 패망의 길로 이끌었고 외세에 대항할 준비조차 하지 못했다.

조금만 더 오래 사셨다면 조선의 역사는 달라졌을까. 역사는 만약이라는 건 없지만 가장 아쉬운 역사 중 하나이다. 영조처럼 정조의 재위 기간이 길었다면 조선 후기 르네상스는 더 오래 지속되었을 것이다. 깨어있는 군주였던 정조의 개혁으로 조선의 근대화가 빨라져 문물을 받아드려 개방과 함께 빠르게 발전했을 것이고 일제 강점기는 도래하지 않았을 지도 모른다는 혼자만의 상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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