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토리' 는 왜 '써니' 가 되지 못했을까.'
ㅡ' 빅토리'ㅡ
무더위에 지쳐서일까. 긴장 되고 가슴 졸이는 영화보단 웃으면서 스트레스를 풀 수 있는 영화를 찾게 됐다.
올 여름 그런 이유로 탈주와 하이재킹은 VOD 영화로 보고, 극장에선 '인사이드 2' 와 '빅토리' '트위스터스' 를 관람했다.
특히 빅토리는 신선한 소재에 옛 정서와 추억을 떠올리며 웃으면서 가볍게 볼 수 있던 영화였다. 배우들의 열연이 돋보였던 영화였는데 흥행이 저조했다니 '빅토리' 는 기대만큼 왜 제2의 '써니'가 되지 못했을까.
두 영화 모두 21C가 되기 전 80년과 90년 대의 학창시절 이야기를 담아 레트로 감성을 자극했지만 써니는 740만 관객을 동원한 흥행작으로 그 결과는 극명하게 달랐다.
일단 빅토리는 스토리가 단조롭다. 써니에선 다양한 스토리가 있었다. 7명의 써니 멤버의 서로 다른 개성, 혼란스러운 시대에서 겪은 시위 장면, 학교 폭력과 왕따, 본드에 빠진 친구, 거기에 짝사랑의 아픔과 성인이 된 써니 멤버들을 찾는 여정까지. 아픈 친구를 위해 성인이 된 써니 멤버가 다같이 뭉친다는 스토리는 관객들을 울고 웃게 만들었다. 덕분에 써니 이후 주.조연 할 것 없이 모두 스크린과 TV에서 자주 등장하는 연기자로 성장한 것도 괄목할 만한 성과였다.
하지만 빅토리에선 스토리가 좀 약했다. 거제의 작은 학교에서 춤을 좋아해 댄서가 꿈인 필선이와 단짝 친구 미나 이야기가 주를 이룬다. 그들은 춤을 출 수 있는 연습실을 위해 꼴찌였던 축구부를 응원하며 치어리딩이 구성되면서 9명의 친구들이 '밀레니엄 걸즈' 로 모인다. 세현의 주도하에 열심히 연습한 결과 축구부의 사기가 높아져 좋은 성적을 거둔다는 내용이지만 단순한 스토리에 아쉬웠다.
이미 사람들은 자극적이고 현란한 이야기에 익숙해져서 아무리 90년 대 이야기라고 하더라도 스토리가 단조롭다면 열광하기는 쉽지 않다.
주인공들의 서사도 약했다. 써니에선 성인이 되어 가정을 이루며 사는 멤버들의 서사를 잘 다루었다. 아픈 친구를 위해 써니 친구들을 찾아다닐 때마다 어릴 때 성격과 크게 다르지 않은 그들이 현재 성인이 되어 살아가는 삶의 애환이 청소년 때 모습과 오버랩 되면서 관객들을 몰입하게 했다.
하지만 빅토리에선 필선이가 패싸움에 연류되면서 홀로 서울에 상경해 오디션에 합격하고 연습생이 되어 꿈에 한 발짝 가까이 왔음에도 밀레니엄 걸즈의 해체 소식을 듣고 다시 거제로 돌아간다는 서사 이외에 크게 주목할 만한 서사가 없었다.
조선소에 다니는 아버지들의 애환을 좀 더 섬세하게 담았다면 좋았을 것 같다. 초과 근무에 지쳐 사고를 당해 돌아가신 소희 아버지와 극단적 선택을 하려는 소희를 설득해 손을 잡아준 것 외에 친구들의 서사도 약했다. 중국집 일을 도우면서 동생들까지 돌봐야 하는 미나의 무거운 어깨. 전학을 올 수밖에 없던 동현이와 동생 세현이 이야기. 필선이만 바라보는 골기퍼 치형의 순애보 사랑도 좀 더 맛깔나게 그려냈다면 아쉬움이 덜하지 않았을까.
치어리딩이란 신선한 소재에도 역동감이 덜했고, 90년대 유행한 많은 음악을 기대했지만 생각보다 약했다. 멤버들의 영입과 9명의 멤버들의 개성이나 모였을 때의 시너지도 써니보다 약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마지막 하이라이트였던 공중 올리기 연습 과정과 멋지게 성공하며 열광하는 장면을 좀 더 리얼하게 그려냈다면 감동이 더했을 것 같다.
개인적으론 자매들과 함께 보면서 우리의 학창시절을 떠올릴 수 있었다. 그들의 젊음과 풋풋함이 신선해서 웃으며 본 영화였다. 청소년들이 단체 관람해서 밝은 시너지를 얻으면 좋을 영화였다. 좋아하는 두 배우의 연기에 열정과 열의가 돋보여 제목처럼 승리하기를 바라면서 그들을 응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