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사람들은 자살하는가? by 토머스 조이너
자살자에 대한 보도를 보면 흔히 '극단적 선택'이라는 표현을 사용하여, 자살을 에둘러 표현합니다. 자살을 직접적으로 언급하는 것이 또 다른 자살을 낳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들 수 있습니다. '극단적 선택'이라는 말은 자살이라는 말을 사용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담긴 표현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OECD 국가 중 자살률 1, 2위를 늘 차지하고 있는 대한민국에서, 언제까지고 자살을 피해야 하고 숨겨야 하는 대상으로 둘 수만은 없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과 같이, 자살자들은 더 나은 선택지를 두고 자살을 선택한 것일까요. 오늘은 자살을 연구한 임상심리학자 토머스 조이너의 책을 기반으로 자살에 대해 이야기해 보고자 합니다.
우리는 강력한 자기보존 성향을 갖추고 있다. 하지만 어떤 사람들은 이처럼 절박한 자기보존 욕망을 억누르는 능력을 취득한다. 그뿐만 아니라 사람들과의 단절이 심화되어 스스로를 타인으로 짐으로 간주할 만큼 쓸모없는 인간이라고 느끼는 지점에 다다를 때 비로소 그들의 자살 위험도가 높아진다.
토마스 조이너의 자살의 3가지 요소
토마스 조이너는 자살이 3가지 요소를 충족하였을 때 일어난다고 이야기합니다.
1. 첫 번째로는 치명적인 자해를 가할 수 있는 능력을 습득하는 것이 있습니다. 한 가지 예를 들어봅시다. 1995년 대한민국 서울에서 삼풍백화점이 붕괴하는 비극적 사건이 일어났습니다. 사실 붕괴의 위험 신호는 여러 번 있었죠. 미세한 흔들림과 균열이 느껴져 왔고, 콘크리트가 떨어져 나가기 시작했습니다. 이후 삼풍백화점은 붕괴했습니다. 자살도 이와 비슷할 수 있는데, 토마스 조이너는 위협과 위험에 익숙해지며 차차 단계를 밟아 자살 행위로까지 올라갈 때 비로소 안전에 대한 스위치가 꺼진다고 이야기합니다. 반복적인 자해, 중독 물질의 노출, 위험에의 반복적인 노출이 많을수록 위협과 위험에 익숙해지게 됩니다. 이에 반복적으로 노출된 사람들은 치명적인 자해를 가할 수 있는 능력을 습득하게 됩니다.
2. 두 번째로는 짐이 된다는 생각입니다. 자신이 가족이나 직장, 학교 등에서 부담이 된다고 생각하는 것이죠. 내가 세상에서 없어짐으로써 더 나은 상황을 만들 수 있다고 진심으로 믿을 때 자살을 생각하게 될 수 있습니다.
3. 세 번째로는 소속감의 좌절입니다. 타인들과의 긍정적 교류가 없거나, 가까운 사람으로부터 보살핌을 받지 못할 때 소속감이 좌절될 수 있습니다.
다른 사람에게 짐이 된다는 주관적인 생각을 강하게 믿고 있는 사람일지라도, 치명적인 자살을 실행할 수 있는 능력이 없다면 자살할 수 없습니다. 반대로 자살을 실행할 수 있는 충분한 능력이 있지만, 다른 사람에게 충분한 지지와 돌봄을 받고 있다면 자살하지 않을 겁니다. 하지만, 내가 자해를 가할 수 있는 능력이 있고, 세상에 짐이 된다고 생각하며, 아무 곳에도 소속되지 못한 채 외로움을 느끼고 있다면 그때야 비로소 자살하게 된다고 토마스 조이너는 이야기합니다.
극단적 선택
자살을 한순간의 충동적 선택이라고 이해하는 것은 자살을 충동성의 탓으로만 돌리는 오류를 범하게 됩니다.
만약 자살의 원인이 나약한 개인의 한순간의 충동성에서 비롯되는 일이라고 이해하면 어떤 오류가 생길 수 있을까요.
1. 자살자의 고통을 과소평가할 수 있습니다. 주변 사람들은 "어려움을 참지 못해서 자살한 사람"이라며 문제를 단순화할 수도 있고, 이는 자살 충동을 겪는 사람들을에게 자살의 3가지 요소 중 '짐이 된다는 생각'과 '소속감의 좌절'을 낳을 수 있습니다.
2. 자살 예방 전략의 오류를 범할 수 있습니다. 자살을 단순히 충동적 행동으로만 이해한다면, 예방책도 순간적인 충동을 막는 데만 초점이 맞춰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하지만 자살자들은 오랜 기간 욕구 충족이 결여되고, 자해를 가할 수 있는 능력을 쌓아온 사람들입니다. 단순히 당일의 충동을 잠재우는 것은, 장기적인 지원과 치료의 가능성을 놓칠 수 있게 합니다.
자살에 개입하기
1. 적극적인 치료가 필수입니다. 사실 '짐이 된다'는 생각은 인지적 오류에서 비롯된 것일 가능성이 농후합니다. 이 생각을 바로잡고, 감정적 해소를 도울 수 있는 심리치료가 필요합니다.
2. 약물치료가 꼭 필요한 경우가 있습니다. 너무 우울해 나가는 것을 어려워한다거나, 지속적으로 "죽어라"라는 환청을 듣는 등의 증상은 약물치료를 통해 많은 부분이 개선될 수 있습니다.
3. '짐이 된다는 생각'과 '소속감의 좌절'은 옆에 있는 사람들의 도움 혹은 다양한 단체에서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너는 나한테 중요한 존재야"라는 말 한마디, 잠시 이야기를 들어주는 잠시의 시간이 살아갈 수 있는 힘을 줄 수 있습니다.
자살이 간절한 분들에게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살고자 하는 본능을 넘어설 만큼 힘들었다는 걸 스스로 꼭 알아주시길.
그리고 꼭 도움받으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