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번째 상담
세번째 상담은 그 주에 기록을 하지 않아 특별히 생각나는 담화만 기록하겠다.
‘썸머씨, 연애와 결혼, 왜 하고싶으세요?’
‘음.. 저는 썸은 있었지만 연애는 안해봤는데요, 그걸 안 한게 수치스러워요.’
‘연애를 안해본 것이 수치스러울 일인가요?’
‘네, 수치스러워요. 정말 부끄러워요. 그래서 연애 안해봤다는 사실을 숨기구요. 다른 사람들이 연애 이야기할 때 썸 탈 때의 경험을 연애해본 것처럼 꾸며내어 말해요.’
‘그렇게 까지 할 필요가 있는가요?’
‘…. 사회적 통념도 있고요, 그리고.. 내가 너무 어리고 미숙해보여요.’
‘왜 썸머씨가 어리고 미숙하다고 생각해요?’
‘왜냐하면, 보통 사람들은 연애를 통해서, 혹은 결혼을 통해서 진짜로 관계 맺는 방법을 알게되고, 성숙해지고, 서로의 안전기지가 되어주고, 서로를 용납해주는 그 일련의 과정들을 배우는데.. 그걸 제가 서른 먹도록 못해본거니까요.’
‘맞아죠. 우리는 이성관계를 통해 많은 것을 배워요. 그치만 안해보았다고 해서 수치스러울 필요는 없죠.
그리고 다시 돌아와서, 그럼 썸머씨는 이성관계를 갖고 싶은게 아니라 성장하고 싶은거네요?’
‘아.. 그러네요. 저는 성장하고, 성숙해지고 싶어요. 어리고 미숙해보이고 싶지 않아요’
작년에 약 2달정도 진득하게 썸을 타던 사람을 제외하곤, 이렇다할 진지한 관계가 없었다. 결국 그 사람과의 연애도 그의 불안함까지 끌어안고 시작하기엔 내 불안이 너무 커서 사귀는 단계로 가지 못했다.
그리고 너무 후회하며 올해 콘서트티켓을 빌미로 연락을 해보았지만 또 잘 안됐다.
그 때 느꼈던 내 감정도, 수치심과 부끄러움이었다.
[내가 상황을 어른스럽게 바라보지 않고 내 불안에 갖혀 다시는 오지 않을 기회를 놓쳤구나. 나 진짜 미숙하다.]
‘썸머씨, 그럼 자신의 성장욕구를 일단은 인정해주세요.’
‘…아, …네.’
이 일화는 다음 네번째 상담의 중심이 되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