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이 내게 물었다.
“너는 왜 Y와의 관계에 늘 불만을 말해? 행복하지 않은 거야? 항상 그런 거야?”
그 말이, 오히려 나를 더 아프게 했다.
그래, 어제 전화로 잘 풀었다.
정말 잘 풀었고, 서로 이해하고 노력하기로 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불안함이 가시질 않는다.
계속해서 마음이 흔들리고, 불안하다.
사실 오늘은 술을 많이 마셨다.
나는 원래도 숙취가 심한 편인데,
그 숙취는 단순한 두통이 아니라
감정을 뒤흔드는 감정적 블랙홀 같다.
숙취 속에서 느끼는 감정은,
모든 관계가 무너질 것만 같은 위기감이다.
나 자신이 중심을 잃고 흔들리는 기분이다.
내가 휘청거리면, 사랑도, 일상도, 다 함께 무너질 것만 같다.
그리고 그 와중에도 드는 생각.
그는 과연 바뀔까?
아니, 그가 바뀌지 않는다면
나는 이렇게 계속 힘들어야 하는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