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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십육도씨 Nov 14. 2020

높은 산 - 마살라 차이

20.11.13


갑자기 커다란 물그릇이 필요하게 되었는데 마음에 드는 그릇이 없어 그냥 직접 만들기로 했다.
그래서 오랜만에 다시 찾은 공방. 저번 주에 이미 도자기 성형이 끝났고, 오늘은 초벌이 끝난 그릇에 시유를 하는 날이다. 공방은 성수동에 있는데 주변에 맛집이  많다. (그렇다고 내가  아는  아니고, 공방 선생님들을 따라가면 무조건 성공이다)
 공방에서 작업을 하는 친한 언니와 함께 점심으로 맛있는 똠얌꿍을 먹고 다음 목적지인  카페의 이름은 높은 .

차이 티를 전문으로 하는 카페sns 하다 우연히 알게 되었는데, 차이를 참 좋아하는 나는 언젠가  가봐야지 하고 벼르고 있었다. 내가 먼저 가자고 한 곳이지만서도 자주 가는 동네가 아니면 지도에 거리 표시가 되어있어도 얼마나 떨어져 있는지 가늠이 안된다. 성수역에서 20 정도 거리라고 해서 공방에   생기면 들러야겠다 했는데 알고 보니 공방이랑은 거리가  떨어져 있었다.  그래도 걷는 것쯤이야. 운동하는 셈 치면 그만이지.

 메뉴에는 진저 차이와 마살라 차이 두 가지가 있는데, 이번엔 마살라 차이를 마시기로 했다. (쓰다 보니 향신료 마니아 코스를 밟은 기분이다) 주문을 하면 사장님이 냄비에 직접 차를 끓여주시는 걸   있다. 그리고 조금만 기다리면 소주잔 보다 약간  정도의 컵에 뜨거운 차이가 담겨 나온다. 식히려고 뚜껑을 열어보니 차이에 띄워진 팔각 하나에서부터 강렬한 향신료의 향이 전달된다. 그리고 마셔보면 차이의 진하고도 부담되지 않는 맛을 느낄 수 있다. 우유가 들어갔지만 향신료 때문에 텁텁하지 않고 오히려 개운한 느낌마저 난다. 차이 티, 향신료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성수동에 갈 일이 있을  한번 들려도 좋을  같다. 마시면서 한 모금씩 줄어들 때마다 아쉬웠는데, 집에 와서 돌이켜보니 한 사람당 두 잔씩 마시면  일이었다. 다음엔   마셔야지.
 걸으면서 차이를  마시고 나니 공방에 도착했다. 초벌구이 한 그릇은 생각보다 굉장히 가벼웠다. 선생님의 도움을 받아 시유를 하고 나니  손으로 들기 버거울 정도로 무거워졌다. 다시 떠오르는 물레의 추억과 함께 역시 도자기를 만들려면 근육을 키워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게 필요한 건 걷기 운동이 아니라 근력운동이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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