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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십육도씨 Nov 21. 2020

복순도가 손막걸리

20.11.21

오늘은 노들섬에서 전시가 끝나고 두 번째 방문이다.
노들섬에는 복순도가 막걸리를 마실  있는 공간이 있는데, 그곳에서 막걸리 만들기 체험을 하기로 한 것이다. 갑자기 코로나 확진자가 급증해서 걱정했는데 다행이라고 해야 할까? 수업 예약을  사람이  혼자였다. 덕분에 선생님과 1 1 과외 수업 그리고  막걸리를 비롯해 약주, 탁주 시음도 마음껏   있는 특혜를 얻었다.

사실 복순도가 막걸리는 동네 주민이었던 bbangji 집에 놀러 가서 처음 마셔봤다. 샴페인 막걸리라고 해서 그냥 막걸리랑 어떤 차이가 있을까 했는데,  모금 마셔보고 눈이 떠질 만큼 새콤 달콤하고 상큼한 탄산이 터지는 맛이었다. 담은 막걸리에 이어 내가 좋아하는 프리미엄 막걸리가 되었다.

재료는 찹쌀 고두밥, 누룩, . 이렇게 간단한 재료만으로 하루 만에 맛있는 막걸리를 만드는 법을 배울 수 있다는 기대감에 부풀어 올랐을 , 선생님께서는  맛은 안 날 것이라고 말씀하셨다. 왜냐하면 오늘 수업으로 만들어지는 막걸리는 ‘단양주 해서 고두밥과 누룩을 한 번씩만 넣고 만든 술이 만들어지기 때문이라고 한다. 시중에 나오는 막걸리들은 두 번, 세 번 이상 쌀과 누룩 등을 더해서 발효시키는 ‘삼양주 많다고 한다. 단양 주는 시큼한 맛이 나지만 그렇게 여러 번 덧술을 하면 쌀에서 나오는 단맛과 부드러운 맛이 더해진다고 한다.
역시 맛있는 술을 만들려면 정성과 기다림이 필요하다.
열심히 시음도 하고 고두밥과 누룩을 섞으며 선생님의 설명을 들었는데, 꽤나 흥미로운 사실들을 알게 되었다.

손맛은 손에서 떨어져 나온 아미노산이 감칠맛을 낸다는 . 그러니까, 손맛은 단순히 플라세보 효과가 아니라 나름의 과학적인 사실이 있었다.
, 사람은 수분 보충이 필요하지만 아무 성분도 없는 증류수를 마시게 되면 오히려 삼투압 현상 때문에 탈수 증상이 일어나 죽을 수도 있다고 한다.
덧붙여 술을 만들  일반 정수기 물보다는 사 먹는  (그중에도 경수보다는 연수) 사용하는 것이  맛있다고 한다.
그리고 복순도가 탁주보다 손막걸리의 탄산이 강한 이유는 탁주에 물을  넣어 발효시킨 것이  막걸리인데, 여기서 누룩 효모의 먹이는 당분과 ‘산소 탁주에 물이 첨가되면서 효모들이 물에 들어있는 산소를 먹고 탄산가스를 만들어내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래서 손막걸리를 처음 개봉할 때도 한참 탄산가스를 빼고 나서 뚜껑을 열어야 안전하다.
적고 보니 김치냉장고 광고 슬로건으로 나오는 “발효는 과학이다”라는 말이 괜한 말은 아니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밖에 tmi
막걸리는 숙취가 강하다는 편견이 있는데, 그건 예전에 감미로 쓰이는 아스파탐이 많이 들어갔기 때문(현재는 소량만 들어가거나 아예 첨가하지 않는 막걸리도 많다고 한다)
복순 도가는 가양주, 그러니까 집안에서 만들어온 술로 점점 규모가 커져 양조장이 만들어졌고, 대표님의 어머님의 이름을 따서 만들었다고 한다.
마지막으로 이런 재밌는 것들을 알려주신 선생님은 안동소주로 만든 칵테일로 대상을 타신 적이 있는 엄청난 바텐더 셨다는 ! 그런 분에게 짧은 시간 동안 재밌는 수업을 일대일로 받을  있었다는 게  행운이 아닐  없다.

막걸리를 만들면서도 중간중간 손막걸리, 탁주, 약주를  잔씩 시음을 했다. ‘진정한 주당은 안주 없이 마신다 말도 있지만 거기까지는  몰라도 ‘진짜 맛있는 술은 안주가 따로 필요 없다 생각이 들었다. 정말 안주 없이 오로지 술만 마셔도 맛있었다.  탓에 집에 돌아와서도 술이 안 깬 듯하다.
집에 돌아오는 길에 버스기사 아저씨가 기분이 안 좋으셨는지 클락션을 울리고 난폭운전을 하셔도  마음은 평안하기만 했다.

*과도한 음주는 몸에 해롭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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