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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십육도씨 Jan 10. 2020

프롤로그 - 담은 막걸리

19.04.22 

프롤로그.



나는 물, 차, 커피, 술처럼 마시는 것을 좋아한다.



1. 나는 집순이다. 그래서 여럿이서 모여 떠들썩한 술자리보다 혼자 조용히 집에서 마시는 것을 더 선호한다.


2. 하지만 주량이 센 편이 아니라 적당히 마신다.


3. 약속으로 부득이하게 밖에 마셔야 하는 경우 나는 꼭 집에 들어가야 하기 때문에 밖에서 술을 마시게 되는 경우는 적당히 마신다.


4. 한편으로는 예전엔 브레이크가 없이 마셨지만 지금은 속이 안 좋아지는 게 싫어서 적당히 마신다.


5. 다음날은 회사에 가야 하니까 적당히 마신다.



계기가 필요했다.



어쨌든 그림을 그리고 싶었다. 하지만 여전히 떠오르는 이야기나 이미지, 그리고 싶은 것이 없었다.

(특히나 회사를 다니기 시작하면서 아무 생각이 없어졌다 ) 그래서 뭐라도 해야만 했다.



그래서 내가 좋아하는 차와 술을 주제로 간단하게 기록하기로 했다.

기왕이면 아주 간단하게 그림일기처럼. 순전히 나의 주관적인 생각을 담아서.



담은 막걸리


근래에 들어 막걸리에 빠져있던 차에 언젠가 인터넷에서 본 기억이 나서 주문을 했다.

단순히 심플한 병 디자인이 마음에 들었다. 병이 새하얘서 하얀 병에 담겨오나 했더니 막걸리 본연의 흰색이었다.

보통 막걸리라 하면 값이 싸고 톡 쏘는 맛 그리고 산미가 특징인 반면,

담은 막걸리는 프리미엄이 붙어있어서 그런지 보통 막걸리보다 가격이 좀 비싸고

톡 쏘는 맛은 거의 없다. 대신 농후하고 목 넘김이 부드럽다. 또 달큼한 맛이 난다.

식혜를 또 다른 말로 감주라고 했던가. 쌀 맛이 진하게 나서 그런지 쌀을 아주 곱게 갈아 만든 감주 같은 맛이다.

처음 한 잔 마시고 너무 마음에 들어서 순식간에 반 통을 비워버렸다.


월급날이면 기분 좋게 한 통 사서 마시고 싶은 맛이다.


고기나 파전 같은 음식보다는 담백하고 산뜻한 음식 또는 과일이나 디저트와 함께 먹는 게 더 잘 어울릴 것 같다.


별개로 도전 정신으로 말차를 진하게 타서 섞어 먹어봤다. 말차 라테와는 거리가 좀 멀지만 색다른 맛을 즐길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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