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십육도씨 Jan 29. 2020

미떼 핫초코 오리지널

19.12.06

겨울이라는 걸 실감할 정도로 날이 매우 추워졌다.
눈도 왔었고, 여기저기서 벌써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내는 터라
코코아를 타 먹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빌려놓고 거의 읽지도 않은 책을 반납하러 갔다 오는 길에 마트에 들러 코코아 가루를 샀다. 역시 봉지를 뜯는 것보다는 통으로 사서 밥숟가락으로 크게 푹푹 떠서 진하게 타 먹어야 제맛이다.

코코아를 마시다 떠올랐다.
인간은 참 이것저것 잘 먹도록 진화되었구나.
강아지나 고양이 그리고 새도 초콜릿은 독약이나 다름없다.

당장에 우리 집에서 키우는 문조 민식이만 해도
아보카도나 열대 과일처럼 사람이 아무렇지 않게 즐기는 식재료도 의외로 먹이면 안 되는 것들이 많다.
그밖에 마늘, 양파 등 나는 없어서 못 먹는 걸 다른 동물들은 함부로 먹으면 안 된다. 최초로 마늘, 양파를 먹게 된 건 어떤 연유일까?? 냄새도 나고 매운 데다가 땅속에 있는 것들인데. 그걸 또 익히면 안 매워진다는 것도 어떻게 알았을까.
초콜릿도 그렇다. 카카오 99% 초콜릿이나 무가당 카카오 파우더를 먹어본 사람들은 알 것이다 무지막지하게 쓰다는 걸.
그렇게 쓴 카카오를 우유와 설탕을 넣고 초콜릿을 만들 생각을 어떻게 한 걸까.
참으로 신기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처음이야 먹는 것이란 생존을 위한 수단이었겠지만, 이제는 쓰면 써서 먹고 매우면 매우니까 먹고 달면 달아서 먹고. 끝에 가서는 온몸이 독인 복어도 어떻게 서든 살만 발라 먹는 지경에 이르렀다.

반대로 인간은 안되지만 다른 동물들은 괜찮은 것들도 있겠지.
근데 인간은 어떻게 해서라도 그걸 먹을 수 있는 방법을 찾아서 먹을 것 같다. 맛없는 거라도 맛있게 하는 방법을 찾아서.

항상 이렇게 해야 할 일이 쌓여있으면 자꾸 딴생각에 빠져들고는 한다.

작가의 이전글 ARCHCAFE 코코넛 카푸치노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