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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십육도씨 Feb 06. 2020

밀크티

20.01.30

 한 잔의 다이어리를 그리면서 집에서 마실 때는 찻잔보다 찻잔에 담을 음료를 그리는 걸 기대하고 아무것도 없는 유리 머그 컵을 샀다.

하지만 커피 전문점에 비해 집에서 마시는 음료는 한정적일 수 없는 걸 간과하고 말았다.

생크림을 올린다던지 부가적인 무언가를 더하지 않는 이상 점점 단순해질 수밖에 없었다.


아직도 계속 어떤 식으로 발전시키는 게 좋을지 고민 중이다.


그러다 최근에 나에게도 웨지우드 찻잔이 생겼다. 내가 가지고 있는 컵 중에 가장 화려하다. ‘이 컵이라면 맹물이 담겨있는 걸 그려도 단순하지 않을 거야’

하지만 그렇다고 진짜 맹물을 마시기엔 찻잔이 아깝다. 그래서 밀크 티를 마시기로 했다.


진하게 우린 홍차에 우유를 부어 만든 깔끔한 맛의 밀크 티도 좋아하지만, 오늘은 그것보다 더 진한 로열 밀크티를 마시기로 했다.


로열 밀크티는 냄비에 우유에 찻잎을 넣고 끓여서 진하게 우려 만드는데, 집에서 시도해본 결과 처음부터 우유에 우려내기보다는 차를 끓는 물에 먼저 우려낸 다음 우유를 부어 끓이는 게 색이 좀 더 진하게 우러나왔다.

찻잎은 밀크티에 잘 어울리는 아쌈과 잉글리시 브렉퍼스트를 섞어서 사용했다.

구수하고 깔끔한 맛과 약간의 짭짤한 맛(?)도 났다. 설탕을 넣지 않아도 맛있다.


찻잔 하나 그렸다고 벌써 체력이 바닥이 났다.

새삼스럽지 맘 체력을 좀 키워야겠다.

아무래도 나의 작업 스케일이나 디테일은 체력의 영향을 많이 받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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