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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십육도씨 Jul 08. 2020

레모네이드

20.07.07

레모네이드

 방은 햇빛이  들어오지 않고 해가 지는 오후쯤에야 창문으로 빛이 들어온다.
게다가 책상이 창문을 등지고 있어 벽을 보며 작업하려 하면 답답한 느낌이 들어 오랜만에 기분도 전환할   구조를 바꿨다. 책상과 침대 위치를 바꿔 책상이 창가로 가도록 옮겼다.
기분 탓인지는 몰라도 방이  트여보이고 바람도  통하는  같았다. 가구를 옮기면서 오랫동안 책장이나 침대 밑에 쌓여있던 먼지도 쓸고 닦으니 개운한 느낌도 들었다.
잘은 몰라도  안의 풍수지리 또한 중요하다는 걸 조금은 알게 되었다.

개운해진 김에 상큼한 게 마시고 싶었다. 레몬청을 만들고 남은 레몬 하나로 레모네이드를 만들기로 했다.  간단하게 레몬즙에 설탕과 물을 섞으면 끝인데, 설탕물 대신 사이다나 토닉워터를 넣어도 맛있다.
 레몬즙 짜개, 전문용어로 레몬 스퀴저를 쓰는 건 거의 10   아르바이트  이후 처음인  같다. 에스프레소 머신을 사용하길 기대하고  곳이 알고 보니 대부분 아날로그 방식으로 운영된 카페였다. 주문도 종이로 적어서 받고 토스트용 빵은 직접 썰고, 과일도 직접 즙을 짜고. 덕분에 그때의 기억으로 레몬즙 짜는 건 잘한다. 레몬을 안쪽에서 바깥으로 밀어내듯 긁어내면서 짜는 것이 요령이다. 같은 방법으로 오렌지나 자몽 즙을 짜서 에이드로 만들어도 맛있다. (대신 자몽은 크기가 커서 반개만 사용해도 좋다)

책상이 창문 옆으로 오니 바람도 살랑살랑 들어온다. 요즘은 마음이 급해 비행기  때는 통로 쪽을 선호하지만 예전에는 창가 쪽을 선호했고, 카페나 식당에 가도 창가에 앉는 걸 좋아했다.  실내에 있으면서도 바깥 구경을 해야  답답한 기분이 드는 건지 텔레비전을 대신할 뭔가가 필요한 건지. 작업하는데 마음이 창밖으로 넘어가지 않도록  잡아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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