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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십육도씨 Jul 15. 2020

옥수수 라테

20.07.15

옥수수 라테

 내가 좋아하는 계절은 여름이 아니지만, 그래도 7,8월이 기다려지는 이유가 하나 있다면 그것은 초당 옥수수다. 나는 찰옥수수보다 옥수수 통조림이나 옥수수 수프 맛을 좋아해서 비슷한 맛이 나는 초당 옥수수를 좋아한다. 그럼에도 언제든   있는 옥수수 통조림을 두고 굳이 초당 옥수수를 고집하는 데는  다른 이유가 있다. 바로 우리 집 반려 조 민식(문조, 4살, 수컷)이가 가장 좋아하는 간식이기 때문이다.
 문조 文鳥  영어로 java sparrow 참새목의 . 주식은 곡식이다. 그래서 외국에서는 쌀농사에 영향을 끼쳐 농업 유해 조수로 간주되기도 한다고 한다. 그런데 새도 편식을 한다. 민식이는 편식쟁이라 문조인데도 쌀을 안 먹는다. 곡식도 맛이  다른지 모이를 청소하러 보면 먹는 것만 골라 먹고 안 먹는  절대 안 먹는다. 채소나 과일 같은 건 줘도  안 먹으면서  자꾸 먼지를 주워 먹는 건지 가끔 “ 뭐 먹어!” 하면 화들짝 놀라서 도망간다. 어쨌든 그런 민식이도 옥수수만 보면 먼저 와서 빨리 달라고 재촉을 한다. 먹기 편하게 옥수수  겉껍질을 까서 주면 아삭아삭  먹는다.
민식이는 고작 13센티미터에 26그램 정도라 먹어도 하루에 많아야 4~5알이 최대. 그래서 옥수수 하나를 알알이 떼어서 얼려놓으면 거의 일 년 동안을 먹는다.
초당 옥수수 4  민식이를 위해 옥수수 하나를 얼려놓았고, 남은 3개는 민식이가  못 먹으니까 어쩔  없이 내가 먹기로 했다. 어쩔  없이.

옥수수를 찜통에 쪄서 두 개는 마약 옥수수. 옥수수 겉에 버터를 바른  파마산 치즈가루+설탕+양꼬치 양념 가루(tmi 엄마가 양꼬치를 좋아하셔서 우리 집엔 항상 양꼬치 가루가 있다) 섞고 옥수수를 굴려서 묻힌 다음 에어 프라이기에 구우면 순식간에 뚝딱   있다.

남은 하나로는 옥수수 라테를 해 먹기로 했다. 옥수수를 반으로 잘라 옥수수 알만 분리해서 우유, 설탕, 소금을 넣고 갈아준 다음 체로 걸러내면 된다. 옥수수의 단맛이 강해서 설탕은 2 티스푼만 넣어도 달다. 거기에 취향에 맞게 소금으로 간을 하면 된다. 달고 짭짤한 맛이  입맛에 맞았다. 바닐라 아이스크림만 있었으면  좋았을  같다.

주인과 반려동물은 닮는다는데 그래서 민식이도 옥수수를 좋아하나 싶다.  손안에 들어올 정도로 작은 생명체가 좋고 싫음의 의사표현을 하면 볼 때마다 신기하고 귀엽다. 옥수수를  때도 민식이가 먹는 동안 옥수수를 놓치면 바로 똑바로 안 잡느냐고 나를 혼낸다. 내가  잘할게 민식아 우리 오래오래 건강하게 살자.

(좌) 민식이는 물이 담긴 그릇을 보면 목욕을 하려고 한다.   (우) 종종 민식이는 내 그림에 등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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