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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법칙전달자 Feb 02. 2022

추상(抽象)의 신비

추상(抽象)의 신비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저것은 사과야, 하늘이야, 세모야, 빨간색이야, 동물이야” 와 같이 말할 수 있습니다. 그 대상들을 구체적인 것이라 할 수 있죠. 그러나 “저것은 모양이야, 크기야”와 같이 말하게 되는 경우는 없습니다. 그것은 인간의 정신 가운데만 있는 관념이기 때문이죠. ‘모양’은 전형적인 추상개념입니다. ‘사랑’이나 ‘인내’와 같은 것들도 손가락으로 지적할 수는 없는 것들이죠. 그렇지만 모양, 크기, 색과 같은 추상어와는 성격이 다르죠. 그것은 복합적인 여러 측면을 띈 대상입니다.    

  

유의할 점은 ‘2’는 수인데 ‘수’는 순수추상어이죠. 그러나 이 경우는 숫자라는 의미의 구체어로 사용되었습니다. 추상어는 종종 구체어의 대용어로 사용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또 하나의 유의점은 집합어와 추상어와의 차이인데 어렸을 때는 모든 더러운 것에 대해서 ‘지지’라고 하는 경우가 있는데 지지를 더러운 것에 대한 일종의 추상으로 생각할 수 있지만 일종의 집합어로 구체어 성격을 띠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손가락으로 저것은 ‘지지야’라고 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것이죠.    

  

이러한 언어에 있어서의 추상기능은 인간 특유의 것이며 천부적인 것이죠. 글제목의 ‘추상’이나 ‘신비’도 추상어이고 ‘의’도 그에 속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인간은 추상어를 중심으로 언어를 구사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컴퓨터나 자동차의 구조 혹은 설계가 머릿속에 있는 상태에서는 추상적인 상태라고 할 수 있습니다. 도면으로 펼쳐지면 구체적이 되죠. 그에 따라 부품이 조립된 결과도 그렇죠. 도면은 추상이 구체화 되게 하기 위한 매개이죠. 말이나 글도 그러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 매개 역시 구체에 속하죠.   

   

추상체는 감각되지 않는 것이라는 면에서 영적이라고 할 수 있죠. 모든 현상의 원인입니다. 감각계의 모든 현상의 원인이죠. 물질계 혹은 자연계는 영계 혹은 정신계의 투영 혹은 모사라는 말이 있는 이유이지요.   

   

추상이란 구체계에서 공통적인 것을 뽑아서 관념화한 것이라 볼 때 구체계가 추상의 대상 혹은 근원이라 생각할 수 있지만 인공물과 자연물에 있어 차이가 있습니다. 인공물에서 인공적인 부분은 전적으로 인간의 추상에서 나왔습니다. 그런데 자연물은 말하자면 창조주의 추상에서 나온 것이죠. 그러므로 인공물은 인간의 추상이 근원이지만 자연물은 추상의 대상 혹은 추상의 근원이 됩니다. 자연에서 많은 경탄스러운 특성들을 발견하게 되죠. 그러한 것들을 응용해서 인공물을 만들기도 하는 것입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추상어를 본질적이고 분석적으로 이해하는 교육을 받지 않습니다. 추상적인 언어 즉 영적인 언어에 대해 이해하지 못하죠. 이글도 온통 추상어로 되어 있습니다. 영적인 언어, 신령한 언어로 되어 있죠. 영원불변의 어떤 것이죠. 영적인 것을 이해하는 사람은 영원한 존재가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영적인 필요’라는 것을 느낄 필요가 있죠. 그 유명한 산상수훈의 첫마디가 “영적 필요를 의식하는 사람은 행복하다.”입니다.      


돈이나 자동차, 집과 같은 것들이 육적인 삶을 사는데 필수적인 것이라고 느끼는 사람들이 대다수입니다. ‘숭배’ ‘사랑’ ‘영적 필요’ ‘통찰력’과 같은 추상적 사물 즉 영적 사물이 더 필요하다는 것을 절실히 느끼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요? “영적 필요를 의식하다”는 말 자체를 이해하기는 하는 것일까요?   

   

인간 정신이 지닌 추상기능, 추상적인 능력은 창조주로부터 부여받은 형언할 수 없이 경이로운 선물입니다. 그점을 인식하고 올바로 사용하는 사람만이 사람이 원래 창조된 목적을 누릴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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