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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법칙전달자 Jul 09. 2024

하대

하대


계층구조, 위계질서라는 잘못된 시스템은 인간의 골수에까지 깊이 새겨져 있는 정도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물론 그런 면만 그런 것은 아니지만요. 인간개인이나 인간사회의 거의 모든 면이 잘 못 틀 잡혀 있는 것이죠. 세상 배후의 엄청난 능력을 가진 보이지 않는 도공의 손길에 따라 인간과 사회가 그렇게 틀 잡혔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유별나게 한국에서는 이 점이 언어에서도 두드러지게 나타나 세계의 다른 지역에서는 볼 수 없는 현상들이 생기죠. 태도뿐만 아니라 언어에서도 하대와 존대가 극명하게 나타나죠. 


한국어에서 너, 네, 니는 평대이거나 하대이죠. 존대를 나타내는 말은 많은데 당신이라는 표현은 혼란을 주기도 합니다. "뭐? 당신?"이라고 하면서 모욕을 당하는 것처럼 느끼기도 하죠. 


선생님, 어르신, ... 님, ... 께서는 이라고 해야 하죠. 


영어나 중국어의 you나 你는 위아래의 구분이 전혀 없이 쓰입니다. 님에 해당되는 단어 자체도 없죠. '습니다'도요. 


그러나 한국어에는 이련 면에서 까다로운 구별이 있죠. 존대어, 평어, 하대어가 있어서 예를 들면 교도소에서는 교도관이 죄수들에게 나이와 상관없이 평어(반말)를 쓰는 것이 원칙이며 군대에도 하급자에게 그렇게 하도록 하고 있죠. 사극에서는 왕이 나이와 상관없이 하대하는 경우를 볼 수 있습니다. 


서로 간에 같은 표현을 사용해야 편리한데 나이나 서열에 따라 그걸 구별하는 것은 불편한 점도 있는 것입니다. 한국인들은 그런 언어문화에 익숙하다 해도 종종 불편을 느끼고 거북스러울 때가 있는 것입니다. 한국인 특유의 의식구조라는 것이 형성될 수 있죠. 


말하고자 하는 것은 언어적인 표현이나 태도 혹은 예절에 있어서 위아래 구분을 짓는 것은 잘못된 시스템에서 유래했다는 것입니다. 


큰 자가 작은 자를 섬기는 것이 원칙입니다. 능력이 있는 사람이 없는 사람에게 낮추어 돕는 것이 원칙이며 그의 능력이나 지위에 따라서가 아니라 단지 무조건적인 원칙에 따라서 존중, 존경, 사랑, 배려, 동정을 나타내야 한다는 것입니다. 


언어는 서로 다를 필요가 없습니다. 의식과 태도와 행동이 그래야 하는 것이죠. 


조만간 세상은 하나의 완전한 언어로 통일될 것입니다. 그 언어의 구체적인 양상은 알 수 없습니다. 지역의 관습이나 언어 등등의 문화는 잘못된 시스템에서 파생된 여러 병폐적인 현상이 있기 마련입니다. 


그런 면에서 통찰력을 가지면서 세상의 어느 곳에서 살든지 그 특유의 문화에 종속되는 것이 아니라 적절히 대응할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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