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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사상학

by 법칙전달자


한 음절의 간단한 단어이지만 우선 발음법부터 단순하지 않습니다. ㄱ을 정확히 표기할 발음기호가 있는지도 확실하지 않습니다. 언어학자의 귀에는 k에 가장 가깝게 들려 k로 표기하기는 하지만 한국인의 귀에는 k에 해당하는 것은 ㅋ으로 생각하기 쉽죠. 그러나 ‘ㄱ’ 연구개의 파열로 인한 무성음이라 실제의 소리나 원리적으로나 k에 해당하죠. 반면 유성음인 g에 해당하는 발음은 원칙적으로 한국어에는 없지만 유성음화가 적용되면 한국인도 g으로 발음한다고 하죠. 일본어에는 g발음이 있고 중국어에서는 없다고 합니다.

‘ㅡ’도 그 발음이 없는 나라가 많죠. 발음기호상으로도 ŭ와 같이 표기하기도 하는데 u의 secondary vowel이라고 하는 것입니다. 로마자 철자상으로는 ‘keu’로 표기하죠.


‘그’는 관형사이면서 인칭 대명사이기도 하죠. 인칭대명사인 경우 남성 3인칭으로 주로 쓰이고 지시어로 사용될 경우 중칭이라고 하는데 화자에서는 멀리, 청자에게는 가깝게 있는 것을 가리킬 때 사용된다고 하죠. 양쪽에 다 멀리 있는 경우에는 원칭인 ‘저’를 쓰는데 영어로는 둘 다 that이죠. 중국어로도 같은 단어로 나타내는데 중칭이라는 것이 아예 없는 것이죠. 지시도 아니고 인칭도 아니고 한번 나왔던 것을 다시 언급할 때 사용하기도 하죠. 이때의 용법도 지시대명사라고 하죠.

‘그’는 그 자체가 어근이므로 수식어로 사용되는 경우 한국어로는 관형사라는 품사에 해당되는데 영어에나 타 언어에는 없는 품사이죠. 형용사에 포함시키죠.

이 글은 언어적인 지식을 전달하려는 것이 목적은 아닙니다. ‘그’와 관련된 일부 언어학적 측면을 살펴본 것인데 그런 지식이 전혀 없어도 대개 문맥에 맞게 정확하게 이 단어를 구사합니다. 그게 언어를 사용하는 원래의 목적이죠.

한국어를 비롯하여 지금 세계에서 사용되고 있는 수천의 모든 언어는 신이 직접 부여한 것은 아닙니다.

인간은 어떤 언어든지 배우면 할 수 있는 언어기능이 내재되어 있죠. 촘스키에 의하면 문법 역시 선험적인 것입니다. 인간의 정신에 내재되어 있어 언어를 배우면 어떤 언어든 구사할 수 있게 되죠.


그런데 말하고자 하는 것은 언어가 먼저이고 언어 현상에 대한 고찰과 연구에서 문법이나 발음법 같은 언어학적 지식이 생긴 것이지만 그런데 인간이 언어를 하기 이전에 문법이나 발음법 같은 것이 내재되어 있어 그 때문에 언어를 구사하거나 구사된 언어를 이해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언어학적 지식이 없어도 언어를 구사하고 이해하는 데 불편함이 없다 해도 언어와 관련 법칙을 무시하는 것은 부조리한 것이라는 것입니다. 그런 법칙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부인하려 하는 것도 더더욱 그러하죠.

물의 분자식이나 그 원자들의 결합관계 등 관련된 과학지식이 전혀 없어도 물을 사용하는 데는 불편하지 않지만 물이 물로서의 성질을 갖는 것도 철저히 어떤 절대적인 법칙의 지배를 받는다는 것을 무시하려 하거나 부정하려 하는 것은 무지한 것입니다.


이와 같은 무지는 어떤 경우에 치명적이 될 수 있습니다.

‘그’와 같은 기본적인 단어 하나에도 물 한 방울에도 그것을 지배하는 엄중한 법칙들이 있어 일상에서 그와 일치하게 단어를 구사하고 물을 사용하는 경우에는 문제가 없지만 언어를 그 만들어진 어떤 법칙과 일치하지 않게 사용하거나 심지어 물도 고문에 사용하는 방법으로 악하게 사용할 수 있죠.

하고 싶은 이야기는 인간이 삶의 가장 기본적인 면에 있어서 그와 같이 지독한 무지 그래서 필연적으로 악하게 사용한다는 것입니다. 창조법칙, 도덕법칙, 영적법칙이라는 것의 존재자체를 부인하는 것이죠. 생명을 사용하는 기본법칙을 모른다는 것입니다. 자유를 사용하는 법도 손을 사용하는 법도 모르는 것이죠. 언어를 욕을 하는데, 손을 때리고 죽이고 추행하고 훔치는 데 사용하는 것이죠.


그런 것을 사용하는 법칙 자체에 대한 지식도 없고 또 그러한 것이 있다는 것 자체를 부정하는 것이죠. 그것도 고의로 말이죠.


차라리 ‘그’에 관한 언어적 지식, 물에 관한 과학적 지식은 없어도 되지만 인간으로서 기본적인 창조법칙에 대한 무지는 필연적으로 영원한 멸망으로 귀결될 수밖에 없습니다.

해괴하기 짝이 없는 진화론 같은 철학들이 결정적이고 지배적으로 그런 역할을 하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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