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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사상학

불안정

by 법칙전달자

불안정


거시적인 관점에서 우주는 절대적인 안정성을 지니고 운행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내일 태양이 파괴되어 그 여파로 지구가 파멸될 확률은 문자적으로 0인 것으로 기대됩니다. 여지없이 태양은 내일 아침 동쪽에서 정확히 예정된 그 시간에 떠오를 것을 기대할 수 있죠.


물분자를 현미경으로 들여다보았는데 수소가 하나 없어졌다는 경우도 있을 수 없죠. 구슬 둘에 둘을 더 했는데 넷이 아닐 경우도 존재 불가능하죠.


그러나 인간 중심관점에서 지구를 들여다보면 불안정하기 짝이 없는 측면이 있습니다. 지진이나 화산 기상이변 등이 있는 것이죠. 홍수나 가품, 눈사태나 산사태, 해일 태풍 등등 도처에서 수시로 발생하죠. 전염병도요. 자동차나 항공사고, 등반 사고 등등의 사고들도 하루도 빠짐없이 발생합니다.


인간의 신체도 그러하여 어떤 문제가 어떤 신체부위에서 발생할지 알 수 없습니다. 모든 인간들은 환경적 신체적으로 재앙과 같은 불안정성에 직면하게 됩니다.


가장 불안정한 것은 인간의 의식상태입니다. 언제 어떤 생각이 그것도 부조리한 생각이 떠오를지 알 수 없으며 하루에도 수 십 번씩 그러할 수 있습니다.


인간의 마음 상태도 그러합니다.

마음은 그 무엇보다도 더 믿을 수 없고 무모하다.(예레미야 17:9)


어떤 불안정성은 우주 창조의 한 원리인 불확정성과 관련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는 미시세계에만 적용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불안정성은 복잡성(chaoplexity)과 밀접한 관련이 있어 보입니다. 손의 동작과 관련된 신경의 복잡성, 보거나 듣는 것과 관련된 신경의 복잡성만으로도 기술하거나 형언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섭니다.


영상으로 시청하는 가수의 노래를 감상하기까지 관련된 전체는 경악할 정도의 복잡성을 띄고 있습니다. 악기의 제작과 연주에만 관련된 것도 그렇습니다. 하나하나에 심지어 전우주의 모든 것이 관련되어 보이는 것입니다.


악기를 만드는 재료나 손이나 눈과 귀는 그것 자체는 물질적이지만 무수한 물리법칙의 지배를 받기도 합니다. 게다가 만들고 듣고 보고 하는데 관련된 감성시스템은 또 다른 어떤 것들의 지배를 받고 있죠.


악기가 연주되면서 가수가 노래 부르는 장면이 녹화되고 기기를 통해 전송되어 매우 쾌적하게 양질의 소리와 화면을 감상하는데 수반되는 모든 것의 실제적인 복잡성은 보통 인간의 지적 역량을 훨씬 초월한 것입니다.

불안정한 듯 보이는 것도 사실상 절대적 안정성으로 운영됩니다.


말하고자 하는 것은 인간의 창조의식에 관한 것입니다. 창조의식이 없는 의식을 가진 존재는 필연적으로 불안정성으로 해를 입도록 되어 있습니다.


그 역시 절대적입니다. 절대적으로 안정성 있게 집행되어 그 누구도 피할 수 없습니다.


불안정성은 예측할 수 없음으로 되어 인간의 순종성을 절대적으로 요구하는 것입니다. 어떤 불안정도 결코 영구적 해가 되지 않게요.


오히려 불안정성이 극도의 섬세함으로 작용하여 행복의 극치를 누릴 수 있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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