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치와 경험
왕과 붕어빵
통치와 경험
일상적인 단어가 용어로 쓰이는 경우가 있습니다. ‘힘’이나 ‘일’, ‘집합’ 등등이 그러하죠. 다른 단어를 만들기보다 그렇게 하는 것이 더 유용한 면이 있어 그럴 것입니다. ‘철학’이나 ‘형이상학’처럼 만들어진 용어도 많죠.
‘경험’은 그런 식으로 만들어진 용어는 아니지만 용어로써 쓰이는 경우도 많이 있습니다.
‘사랑’도 그렇습니다. 개념을 정의해놓지 않고 대화하다 보면 혼란이나 오해가 생기는 경우가 있죠. 용어로써의 용법이 따로 있는 것이죠.
추리성격의 대화라면 반드시 개념을 정립해 놓고 그 공통적인 기초에서 출발하여야 하죠.
인간의 정신에는 미리 주어진 틀이 있습니다. 선험적인 것이라고도 하고 초월적인 것이라고도 하죠. 이러함을 볼 수 있는 능력도 주어져 있죠.
틂만 주어져 있고 구체적인 것은 아무것도 없죠. 다른 동물과의 기본적인 차이이기도 합니다. 동물은 구체적인 것 자체가 어느 정도 입력되어 있어 그대로 합니다. 물고기는 알에서 깨어나자마자 헤엄을 치죠. 포유류들은 대개 바로 걸어 어미의 젖을 빨죠. 나비는 고치에서 부화되면 바로 납니다. 인간만은 할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습니다.
노래를 부를 수 있는 틀을 지니고는 있죠. 말을 할 수 있는 틀도요. 그러한 것들이 이미 입력되어 있습니다. 이 틀 자체는 선험적인 것이라고 합니다. 어떤 이유에서 초월적이라고 하는 것이죠. 이 자체는 인간이 통제할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일 것입니다.
인간이 성장하면서 이러한 것들이 경험과 접하게 됩니다. 이 경험과 접하지 않으면 이 틀이란 없는 것과 같죠. 언어를 배우지 않으면 언어를 구사하지 못하게 되죠. 배우지 않았는데 언어를 구사하게 되는 인간은 없는 것입니다.
내용 없는 생각은 공허하다고 하는 것입니다. 경험과 접하지 않은 틀은 무용하다는 것입니다. 반면 이 틀이 없다면 경험이 무한한 것도 조금도 의미를 산출하지 못합니다. 그 목적을 조금도 달성하지 못하죠. 고양이에게 노래 부를 수 있는 틀이 주어져 있지 않다면 아무리 같은 노래를 무한 반복으로 들려주어도 한 소절도 따라 부르지 못하는 것이죠. 그런 시도는 참으로 무모하고 맹목적이라 할 수 있습니다. 개념 없는 직관은 맹목적이라고 하는 것입니다.
비약해서 이글에서 말하고자 하는 것은 인간은 스스로에 대해 왕노릇을 해야 하는데 무엇에 대해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인지 하는 것입니다.
붕어빵 장수에게는 붕어빵 틀이 있습니다. 거기에 적절한 재료가 들어가고 적절한 방법으로 구워져야 맛있는 붕어빵이 나오는 것이죠. 맛도 있고 영양도 좋은 것이 산출되는 것이죠.
붕어빵 장수는 이런 방법으로 왕노릇을 잘해야 하는 책임과 의무아래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모든 인간 각자는 이러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재료는 경험인 것이죠. 굽는 방법은 경험을 다루는 방법입니다. 지침이 있을 것입니다.
인간은 양질의 경험을 선택적으로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것을 활용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습니다. 그렇게 하면 타인이 맛있게 섭취할 수 있는 열매가 생산되는 것이죠. 타인의 행복과 유익에 기여할 수 있는 인간이 되는 것입니다.
분별력을 사용하지 않고 아무거나 듣고 본다면 붕어빵 틀 속에 흙이나 유리조각, 찢어진 천이나 오물 같은 것을 집어넣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좋은 경험을 접했다 해도 잘 굽는 과정이 필요하죠. 그것이 유익한 결실로 창출되게 하려면요.
인간에게는 오직 자신만 통치할 권한이 있습니다. 그 구체적인 사용은 경험을 선별하여 취하고 그것을 사용하여 열매를 맺는 것입니다. 그래야 맛있는 붕어빵을 제공할 수 있죠.
원래 사람들 사이는 이러한 결실들을 창출하여 서로 나누게 되어 있습니다.
붕어빵은 단지 비유인 것이고 각기 산출한 무한히 다양한 그 모두가 행복의 소여가 되고 활력을 불러일으키는 요소가 되죠.
지금의 모습과는 너무 거리가 멀죠.
경험은 모두 합해도 원칙하나만 못한 것입니다. 그나마 인간들은 해로운 경험만 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세상에 살고 있습니다. 선험적으로 주어진 틀이라는 것이 참으로 무가치해지는 것입니다.
경험은 원칙에 의해 온전히 통제되어야 합니다. 붕어빵의 재료로 무엇이 어떻게 선택되어야 하는지 그리고 굽는 방법에 관한 것은 원칙으로, 지침으로 주어져 있습니다.
그것을 모르거나 무시한 방법으로 하는 모든 경험과 그 사용은 결코 붕어빵을 만들어 내지 못합니다.
먼저 배우고 연습을 해본 후에나 제대로 만드는 것이 가능하죠. 인간도 먼저 겸허하게 원칙을 배우는 것이 필요합니다. 붕어빵틀을 만든 근원에게서 그 올바른 재료와 배합방법과 굽는 방법을요.
그래야 자신에 대한 왕노릇을 제대로 하여 인간의 일원이 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