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사상학

우주의 밖

by 법칙전달자

우주의 밖


인간이 느낄 수 감정의 종류는 무수합니다. 색이나 맛이나 냄새나 모양도 그러하죠.


그런데 ‘부토’라는 감정은 갖기가 불가능합니다. 그런 감정은 없기 때문이죠. ‘시쿠’라는 모양을 보는 것도 불가능합니다, 그것은 모양이 아니기 때문이죠, 지극히 당연하고 무의미한 말인 것 같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인간이 무한한 것처럼 느껴도 주어진 한계 내에서만 감정과 감각을 갖는 것 가능합니다.


인간은 남성과 여성이 둘이 합하여 한 몸이 되게 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피성'이라는 또 하나의 성이 있어서 반드시 세 성의 사람이 합쳐야 한 몸이 될 수 있다고 한다면 결혼도 반드시 3인이 되어야 성립된다고 한다면 이 '피성'이라는 인간에 대해서 그 구체적인 점들을 조금이라도 상상을 해볼 수 있습니까?


야구에는 공격과 수비의 두 역할이 있고 공격과 수비를 번갈아 함으로써 한 회가 끝납니다. 그런데 '사두'라는 역할이 또 하나 있어 공격 한번 수비 한번 '사두' 한 번을 해야 한 회가 끝나고 반드시 이렇게 세 팀이 있어야 여구가 성립되는 것이라면 그 '사두'라는 역할에 대해 구체적인 점을 조금이라도 생각해 낼 수 있나요?


축구라면 조건이 같기 때문에 일단 상상은 해 볼 수 있을 것입니다. 골대 셋을 두고 세 팀이 공 하나로 게임을 하는 것을요. 그러나 이내 혼란과 모순에 봉착해 이건 아니라고 할 것입니다.


바둑이나 장기도 서로의 조건이 같기 때문에 장기는 청홍색의 16개의 말에 더하여 흑색의 말을 한 세트 더 만들어 판도 삼각으로 만들어 셋이 두어 보는 시도는 해볼 수 있겠습니다만 금방 이건 아니라고 할 것입니다. 바둑도 빨간색 알을 하나 더 만들어 셋이서 두어보는 시도는 해보는 것이 가능하겠지만 마찬가지 결과일 것입니다.


인간이 시간이 없는, 흐르지 않는 세계, 공간 밖의 공간이라 할 수 없는 그런 공간에 대해 구체적으로 상상하는 것이 가능할까요? 시간밖, 공간밖이라는 것이 가능합니까?


인간에게 어떤 해괴망측한 생각도 떠오르는 것이 가능하다 하지만 의도적으로 해도 해도 영원히 떠오르지 않을 것 같은 그런 생각도 있습니다. 영원히 느낄 수 없는 감정이나 감각도 무한합니다. 그 하나도 구체적으로 상상하는 것이 도무지 불가능합니다.


광의의 경험 밖으로 나가는 것도 불가능합니다.


그렇다고 그런 것이 떠오르지 않는다고 해서 답답해서 미치겠다는 등의 감정도 생기지 않습니다.


왜 꼭 인간에게는 남성과 여성 두 개의 성 밖에 없는가 하고 불만을 터트리게 되는 경우는 없습니다. 왜 인간의 눈은 표면만 볼 수 있는가? 속까지 동시에 볼 수는 없단 말인가? 하고 속상해하는 경우는 비정상입니다.

인간의 주어짐에 속성으로 부여된 한계를 구체적으로 인식하는 것은 겸허함과 합당한 두려움과 신비감을 동시에 느끼게 해 줍니다.


창조의식 없이 사는 인간은 인간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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