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아당겨서
사람은 머리카락이나 귀나 손을 붙잡고 잡아당기면 몸 전체가 끌려오죠. 하나의 단위, 하나의 개체인 것의 특징입니다.
액체나 분말 같은 것은 그렇게 할 수 없죠. 물질 명사에 해당됩니다.
빵이나 백묵, 천이나 고깃덩어리도 한 부분을 잡아당기면 전체가 끌려오는 것은 맞죠. 그러나 그러한 것들은 전체 구성이 동일하여 소모적으로 잘라서 쓰는 것입니다. 고깃덩어리를 반으로 잘라도 그 각각의 부분의 용도가 동일하죠. 볼펜이나 사람의 가운데를 뚝 자르는 경우와 현저히 다릅니다. 그런 것들은 부분의 구성이 다 다르죠. 그 다른 부분이 유기적으로 결합하여 단위적인 개체가 됩니다. 물질명사와 보통명사의 차이이죠. 가산명사와 불가산명사라고도 합니다.
동일한 것들의 결합이냐 이질적인 것들의 결합이냐의 차이죠. 분말이나 액체처럼 혹은 기체처럼 결합관계 자체가 차이가 나는 것도 있죠.
원자들 사이의 결합도 이온결합, 공유결합 등등 여러 가지가 있죠.
인간 신체의 각 부분만으로 보면 매우 이질적인 것들의 결합이죠. 불필요한 부분은 없습니다. 머리카락이나 손발톱처럼 잘라버리는 것도 있지만 그 자체가 필요 없는 것이라 할 수는 없죠. 그러나 자를 필요가 있는 것들은 통각세포가 없어 그렇게 해도 전혀 통증을 느끼지 않게 되어 있죠. 대소변처럼 분출되면 시원함을 느끼는 것도 있죠. 땀도 운동이나 사우나를 통해 흘리면 개운하죠. 그러나 그러한 것들은 신체의 부분이라고 할 수 없습니다.
하나의 개체로서의 조직체는 물리적으로 연결이 되어 있어 함께 이동을 합니다.
그러나 양자 얽힘의 유령현상에서처럼 아무리 멀리 떨어져 있어도 마치 조직체처럼 얽혀 있는 경우가 있죠.
다섯 손가락 끝에 인주를 묻혀 종이에 찍으면 그 다섯 부분은 상관없이 분리되어 보이지만 다른 차원에서는 하나로 얽혀 있죠. 분리되어 있지 않는 것입니다.
몸의 각 지체들은 서로 달라 보여도 전체 조직과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으며 그것이 생존하고 기능을 수행할 수 있는 양분이나 산소를 공급받습니다. 그러므로 칼로 잘라 분리시키려 하면 큰 통증을 느끼죠.
그러나 암세포 같은 것은 그렇게라도 해야 하죠. 마취시켜 잘라내죠.
그런 신체의 각 지체의 결합관계보다 사람은 우주의 참조직에 속에 있다면 같은 조직에 속해 있는 동료인간들과의 관계가 그보다 더 밀접한 관계가 됩니다. 그 관계 안에는 창조주를 비롯하여 신적인 존재들도 있죠. 양분과 산소는 그 근원에서 공급받죠.
인간 개개인이 땅바닥에 붙어 산다 하더라도 우주의 거룩한 유일한 참조직의 지체가 될 수 있습니다. 그 조직의 지상 부분에 속할 수 있죠.
그러면 매우 소중이 여김을 받는 존재가 됩니다. 그 조직의 영원함도 함께 지니게 되죠.
그 조직이 아닌 다른 모든 조직에 속해 있는 모든 개개인들은 그 조직에서 소외된 상태입니다. 계몽의 공급을 받지 못하고 있죠. 잠시만 존재하다 소멸되게 되죠. 보호를 받지도 못합니다.
그 조직에 속한 어떤 개인도 함부로 잡아당기지 못합니다. 조직 전체가 끌려오게 되니까요. 잡아당기려는 존재 자체가 처분될 뿐입니다. 삭제되는 것이죠.
인간은 두 부류입니다. 그 조직에 속하여 영원할 것이냐 그것을 거스르는, 대적하는 조직에 속하여 삭제될 것이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