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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법칙전달자 Dec 28. 2022

이해가 안되는 이유는?

이해가 안되는 이유는?


책을 보거나 강의를 들어도 이해가 안되는 것은 저자나 강사가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 원인일 수 있습니다. 상대성원리나 순수이성비판은 그것을 실제로 이해하는 사람은 손가락을 꼽을 정도라는 말이 있었고 양자역학에 대해서는 이해한다고 하면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입니다. 한 원인은 용어에 대한 쉬운 풀이가 없는 것일 수 있습니다. 또한 독자나 청자가 추상적 용어의 본질적 의미를 온전히 이해하지 못하는 것일 수 있습니다. 


이번 글에는 선험적, 초월적 그리고 다음 글에는 이성과 오성의 개념에 대해 다시 짚어봅니다. 


인간은 태어나서 부모나 교사에게 교육을 받고 경험을 해가면서 어느 순간에 드디어 말을 하고 노래를 부를 수 있게 되죠. 교육이라는, 타의에 의해 지성적으로 의도된 경험이 반드시 있어야만 사고라는 것을 할 수 있게 되죠. 인간임을 특징지워주는 '의식'이라는 것이 생기는 것입니다. 독립적 인격, 자유의지, 영혼이라는 것이 형성되는 것이죠. 그렇게 되게하는 경험의 양과 질이 아무리 뛰어난 체험을 동식물이나 무생물에게 하게 해도 그런 결과를 발생시키지 못합니다. 그런 과정을 통해 의식이 생기는 장치에는 우주에서 가장 큰 지성 곧 신성이 반영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인간에게 일방적이고 전적으로 주어져 있는 것이죠. 인간이 뭔가를 경험하는 것이 가능하게 해주는 경험기능 자체도 그러합니다. 


구체적인 것으로는 범주, 사유법칙, 문법 등이 있죠. 물론 음악을 할 수 있는 기능 같은 것도 그러합니다. 사실 인간의 모든 신체적, 정서적, 지적, 영적 기능이 그러합니다. 


칸트의 저서에서 선험적이라고 하는 것은 범주나 사유법칙 등이 인간의 뇌에 애초에 입력된 것으로서 경험을 통해 형성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물론 교육을 통해 그것이 일깨워지는 것이고 교육 역시 경험의 일종이기는 하지만 그것을 통해 형성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통해 원래 있는 기능이 작동되는 것이라는 것입니다. 갓 태어난 아이는 이가 없으며 성기능이 없죠. 음식을 섭취하면 성장하면서 생기는 것인데 그러한 것은 때 되면 생기도록 내재된 것이라 할 수 있죠. 반드시 음식섭취가 필요하다고 해서 영양분이 그런 기능이 발현하도록 하는 설계를 만들진 않죠. 음악 자체가 음악을 듣고 행복하게 하는 정서적 기능을 만들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음악에 대한 경험이 그것을 발전시키기는 하죠. 


뭔가 경험하기 전에 이미 내재된 장치를 선험적 혹은 초월적이라고 하는 것이죠. 의식의 주체를 형성하는 것이죠. 경험에 의해 형성되는 것이 아니라 그 이전에 갖춰져 있는 것이라는 의미에서 선험적이죠. 대상에 영향받지 않고 존재하는 신성한 것이라는 면에서 초월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인간은 이처럼 전적으로 주어진 것을 활용하여 삶을 누린다고 할 수 있습니다. 사고력을 사용하는 지적인 홛동 뿐 아니라 듣고 보는 것을 감상하는 정서적인 것, 먹고 마시고 만지는 물질적이거나 신체적인 것 모두 전적으로 그것이 즐겁도록 설게된 주어진 어떤 것을 활용하여 그렇게 하는 것이죠. 물론 대다수가 이런 주어졌음에 대한 인식 없이 그것을 누립니다. 영어에서는 인식과 감사를 나타내는 단어가 같죠. 대다수의 인간은 주어진 것에 대해 창조의 근원에 감사를 나타내지 않고 사고기능을 사용하고 아름다운 자연을 감상하고 맛을 즐기죠. 감사를 나타내면 즐거움이 배가 되는 체험을 하지 못하는 것이죠. 


이 신성한 선험적인 것, 초월적인 것에 대한 합당한 인식을 함으로써 드디어 인간이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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