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념에 대한 산책
주관적인 개념은 없다
개념에 대한 산책
"개념 없는 사람"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그 표현에 대한 개념은 무엇입니까? 또한 '개념'에 대한 개념은 무엇입니까? 논리는 개념- 추리- 판단으로 되어 있다고 합니다. 무엇을 의미합니까? "개념 없는 사람"은 논리학적인 표현은 아니므로 차치하고 먼저 개념과 관념의 차이, 개념과 관념의 의미부터 살펴봅니다. 논리학적 용어로써 '개념'은 언어학적으로는 '의미'에 대응하죠.
시골 아주머니에게 다람쥐에 대해 물어보았더니 농작물에 피해를 많이 주는, 쥐보다 더 해로운 동물이라고 하였습니다. 개에 대해서 물어보면 개에게 한번 물려본 아이라면 무섭다는 생각이 떠 오를 것이고 사람에 따라 귀엽다든지 인간과 친하다든지 더럽다든지 등등 다양할 것입니다. 개를 애완용으로 키워본 적이 없고 야생들개만 경험한 부족이라면 또 다른 생각이 떠 오르겠죠.
관념이란 이와 같이 어떤 단어를 접했을 때 머릿속에 떠오르거나 그려지는 모든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논리학 혹은 형이상학적 용어로써 '형상'이나' 표상' 등도 뉘앙스가 다른 면이 있지만 비슷한 의미를 전달합니다. 참고로 특별한 시각의 용어로써 '현상'과 '형상'을 구별하면 머릿속에 떠오르는 생각 즉 관념을 '형상' 그리고 태양을 보고 둥글다든지 붉다든지 하는 감각적 인지는 '현상'이라고 합니다.
관념은 경험에 영향을 받는 것으로 사람마다 차이가 있을 수 있으며 주관적인 것이 될 수 있죠. 그런데 개념이란 그 관념들 중에서 누구에게나 공통적인 것 예를 들어 개라면 다리가 넷이라든지 털이 있다든지 하는 것이죠. 그러한 것을 개념이라고 합니다. 즉 개념이란 관념의 하위개념으로 관념 중에서 개념인 것이 있고 개념이 아닌 것이 있죠. 사람이 사상적으로 생각할 때는 반드시 개념으로만 사고해야 하는 이유를 알 수 있는 대목이죠. 문학적, 감상적 상념을 하는 것이라면 관념의 세계를 마음껏 탐색할 수 있겠지만 사상적 논리적 사고를 할 때는 철저히 개념으로만 추리해야 하는 것입니다. '추리'해야 한다는 표현도 의미심장한 것입니다.
개념 자체가 객관적인 것이며 진리의 범주에 드는 것이라 할 수 있어서 주관적인 개념이라는 말은 없습니다. '네모난 원'이나 '행복한 9'처럼 호응할 수 없는 수식관계이죠.
개념 없는 사람이란 관련 원칙을 올바르게 이해하고 그에 고착한 판단을 하고 행동을 하는 사람이 아니라 정신에 올바른 신념이 확립되어 있지 않아 상황에 적절하게 호응하지도 못하고 우유부단하고 변덕을 부리는 사람을 의미할 수 있습니다.
사상은 개념이라는 단편들로 이루어지고 또 개념이라는 도구를 사용하여 구성되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인간이 산출한 모든 철학적 사상들이 그렇죠. 그런데 그 하나라도 잘못된 개념이나 개념을 잘못 사용한 부분이 있다면 전체 사상체계가 거짓이 되는 것입니다. 0.1프로의 법칙 혹은 완전법칙에 의한 것이죠. 그것은 하자가 있는 자동차와 같아서 마음 편하게 몸을 맡기고 드라이브할 수 없는 차와 같고 차라리 없느니만 못한 외물단지 같은 것입니다. 그 철학을 구성하고 있는 단편적인 개념은 매우 유용하고 가치 있는 것들이라 하여도 그렇죠. 사실상 모든 인간 철학의 산물인 ''''론' ' '''주의'라고 하는 사상체계들이 그렇습니다. 그런 것을 믿고 자신의 인생을 맡기고 그에 따라 살 수는 없는 것이죠.
인간에게 관념력과 개념력, 추리력, 판단력과 같은 언어적, 논리적 기능을 부여한 근원이 있을 것입니다. 그 근원에서야말로 완전한 진리의 개념이 있을 것입니다. 우선 먼저 그것을 알아야 진정으로 '개념 있는 사람'이 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