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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사상학

내 생각으로는

확신이냐 고집이냐.

by 법칙전달자

내 생각으로는


확신이냐 고집이냐.


"내 생각으로는"과 같은 표현으로 말을 꺼내는 것은 맞는 표현이긴 합니다. 진리가 아니라 자신의 사견이라는 것이죠. 겸양의 자세로 그렇게 말한다면 그것은 좀 부조리한 면이 있는 것이죠. 또 이런 식의 표현은 누군가 흥분되어 혹은 강하게 하는 주장에 대해 나지막하고 부드러운 태도와 음색으로 논쟁적인 분위기를 가라앉히고 자신의 생각을 좀 더 효과적으로 어필하려는 뜻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사견(私見)은 사견(邪見)이며 사상적인 면에서 이런 식으로 개인적인 주장을 해서는 안 되는 것인데 대다수가 이러한 인식이 없으며 오히려 의식 있는 사람은 분명한 주관이 있어야 한다고 하는 것이죠, 그러나 이것은 인간으로서는 해서는 안 되는 행위입니다.


나는 2 곱하기 7을 14라고 생각하는데 말이야 같이 확립된 진실을 이와 같이 표현한다는 것은 그것이 진실이 아닐 수도 있다는 암시를 풍겨 음흉한 저의 같은 것이 엿보이기도 하는 것입니다.


인간은 자신이 전달받은 진실에 대해 다른 사람에게 전해야 할 의무 즉 교육받을 의무도 있고 그것을 타인에게 교육시킬 의무가 있습니다. 이 점 역시 제 생각으로 주장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이 인간의 의식에 내재된 법칙이라는 것입니다. 그 신성한 진실을 전하면서 개인적인 생각인 듯이 하는 것은 일종의 범죄인 것이죠.


자기 생각이라고 하는 것은 그것은 입증이 되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런 것이라면 애초에 말을 꺼내지 말아야죠. 동료인간에게 혼란을 야기하는 등 해로운 영향을 끼질 수 있는 것입니다.


모든 진리는 그런 방식으로 전해지지 않습니다. 살려면 동료인간을 미워하지 말라는 것이고 죄를 용서받으려면 동료의 죄를 용서하라는 것이죠. 이러한 진리를 내 생각으로는 하는 식의 태도로 전하는 것은 당치 않다는 것입니다. 진리는 죽을지언정 사명감으로 그렇게 전달되어야 하고 에수나 그의 제자들이 그러하였습니다.


정치적 쟁점이나 신조 혹은 종교적 교리 같은 것으로 연설하거나 논쟁하는 일이 발생하는데 그런 식의 연설이나 논쟁이라는 것은 해서는 안되며 또 논쟁이라면 그것에서 이길 수도 없습니다. 설령 타협이 되어 새로운 결론이 나왔다 해도 그것은 새로운 거짓일 뿐이죠. 그러한 모습은 소위 멸망의 자식들 사이에서나 일어나는 일입니다. 이웃에게 진실을 전해야 한다는 원칙을 어겨서는 안 되는 것이죠. 스스로의 말로도 자신의 개인적인 생각이라고 하는 것은 공식적으로 이것은 거짓말인데 말이야 하고 말하는 것이나 다를 바가 없는 것입니다.


단 그런 식으로 표현되지는 않을지라도 그런 사적인 것이 장려되는 무한한 세계가 있죠. 모든 사물은 매우 다양한 혹은 무수한 측면을 지니고 있습니다. 꽃 한 송이, 풀 한 포기도 그렇습니다. 우선 그것을 보고 느끼는 감상의 깊이와 정도는 개인마다 다릅니다. 그의 발달한 심미안의 정도에 따라서도 그렇고 인간은 거의 모든 면에서 과도기의 상태에 있는 것이죠. 또 보고 느끼는 측면이 다르죠, 다른 사람이 보지 못한 것을 보는 경우도 많습니다. 나름의 발견인 것인데 이는 결코 거짓이라고 할 수 없는 그러한 것이죠, 그리고 보는 대상 자체에 직접 없는 것이라도 그 발견한 것을 각색하거나 변형하거나 덧입히거나 자신만의 어떤 상상을 가미할 수 있죠. 시나 수필, 소설 같은 문학의 세계에서는 사실 개인의 독창적인 발견이나 상상으로 덧붙여진 것이 없으면 가치가 떨어진다고 하는 것이죠. 이런 경우애는 내 생각으로는 말이야 혹은 그와 비슷한 표현을 사용하여 얼마든지 개인적인 감상이나 상상을 피력할 수 있죠.


그러나 유일성 혹은 획일성이 지배하는 진리의 세계, 사상의 세계에서 그렇게 하는 것은 범죄입니다. 다름을 존중해 달라고 요구하는 것은 거짓을 버리지 않겠다는 비겁하고 범죄적인 태도인 것입니다. 말하는 태도나 방식이 아무리 고상하고 아무리 고명한 학자가 그렇게 말한다 하더라도 그것은 존중받아서는 안 되는 것입니다.


나름대로의 확신이 있겠지만 어떤 쟁점으로 TV 같은데 나와서 하는 정치인들의 토론의 장이나 정견발표회 같은 것은 일리 있는 측면이 아무리 많아도 부분적인 설득력이 아무리 커도 그야말로 쓰레기통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죠. 나름의 고집의 표현일 뿐입니다.


이상의 모든 내용 역시 저의 주장이 아니라 관련 진리, 법칙을 의무감으로 전달하는 것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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