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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지전능이란?

by 법칙전달자

전지전능이란?


나라들 사이의 어휘의 차이로 번역에 애로가 생기는 경우가 상당하다고 합니다. 어느 나라의 말에는 '완전하다'에 상응하는 어휘가 없어 그래도 이미지를 가장 근접하게 전하기 위해 '복숭아처럼 잘 익은'이라고 표현한다고 합니다. 한국어 역본에서 전능이라고 번역된 히브리 단어는 '사다이'인데 이는 원래 "대적을 철저히 멸망하는, 자신의 백성을 온전히 구출하고 보호하는"이라는 의미로 쓰인 단어라고 합니다.


그런데 사람들은 신이 전능하다면 이러저러해야 할 텐데 그렇지 않으므로 전능하지 않다든지 그런 신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결론을 내리는 경우들이 있습니다. 철학적 성격의 어떤 질문에 대해 그들이 원하는 그런 성격의 대답이 즉각 주어지지 않는다는 이유로 그런 식으로 속단을 하는 것인데 사다이는 뭐든지 할 수 있다는 것과는 상당히 차이가 나는 의미로 사용된 어휘이죠. 그렇다면 애초에 그런 질문 자체가 생기지 않는 것이죠. 단 정말 철저히 멸망시키고 온전히 구출하였는가 하는 점을 확인함으로써 '엘 사다이'가 맞는지를 입증할 수 있는 것이죠.


전지라는 단어는 성서에 나오지도 않죠. 물론 창조주가 만물을 만들었다면 만물에 대한 모든 정보를 가지고 있다는 면에서 전지 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만물은 정보와 에너지를 지닌 일종의 신호로 만들어졌다는 연구도 있고 몇몇 과학이론을 통해서도 이는 뒷받침되고 있죠.


단 미리 안다는 의미의 전지는 아니라는 것입니다. 하느님이 아담이 선악과를 따먹을 것을 미리 알았어 몰랐어라는 질문이 있고 미리 알았다면 그렇게 하도록 계획한 것이나 마찬가지이니 선한 것이 아니고 몰랐다면 전지한 것이 아니라고 하면서 신의 존재나 특성에 대해 부정적인 논증의 근거로 삼으려 하는 것이죠.


그런데 어떤 물건의 향방이 전적으로 어떤 사람에게 달렸다면 그 물건이 어디에 있게 될 것인지 묻는 것은 우문이 되죠. 즉 너의 침실의 침대가 24시간 후에 어디 있게 될지 너는 아느냐는 질문과 같은 것이죠. 그가 가만히 두면 그 자리에 있는 것이고 이동시키면 또 거기에 있게 되는 것으로서 어디에 있는지 미리 아느냐 모르느냐 하는 그런 성격의 것이 전혀 아니라는 것입니다.


마치 "밥이 멍멍 짖는다.", "8이 사납다."와 같이 주어와 술어가 호응되지 않는 표현이죠.


신이 인간에게 자유의지를 주었는데 이는 프로그램개발자가 랜덤프로그램을 개발한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1에서 100 사이 중의 하나를 랜덤 하라고 했는데 컴퓨터가 무슨 수를 선택할지 안다면 랜덤이 아닌 것이죠. 모른다고 해도 무능의 차원에서 비난받아야 하는 그런 무능이 아니죠. 오히려 어떻게 그런 프로그램을 개발하게 됐는지 찬탄을 받게 되는 것이죠. 이런 의미에서도 인간에게 자유의지를 준 신에게 어찌 몰랐느냐고 할 수 없는 것입니다.


신이 그렇게 하면 그렇게 되는 것이고 하지 않으면 그렇게 되지 않는 것이죠. 마음대로 할 수 있는데 예지가 무슨 의미가 있겠습니까?


"여호와는 대적을 철저히 멸망시킨다"와 관련하여 전능으로 번역한 사다이가 사용되었죠. 노아의 홍수 때만 보더라도 노아가 수십 년간 악에서 돌이켜 방주를 타고 구원을 받으라고 전파하였죠. 그러나 그나 그의 처의 가까운 친인척도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그때 죽게 되면 죽지 뭐 하고 끝까지 거부하거나 심지어 노아를 조롱하였을 것입니다. 사실상 하느님을 대적한 것이죠. 결국 방주에 타지 않은 사람들에 대한 철저한 멸망이 있었죠. 임신부건 노인이건 참작되지 않았죠. 그의 백성들은 이집트에서 구출할 때도 결국은 파라호와 그 군대는 홍해에 수장되었죠. 홍해는 갈라져 길을 내어 백성은 온전히 구출되었죠.


인간의 자유의지는 무엇보다도 중요합니다. 오늘날도 사람들은 다가올 멸망의 경고에 대해서 콧방귀 뀌며 무시하는 태도를 보이죠. 그렇게 돼서 죽으면 죽겠다고 조롱조로 거부합니다.


예수 당시에는 그런 소식을 주도해서 전하는 예수나 그의 제자들을 죽였죠. 예언된 멸망은 기원 70년에 있었고 그 나라는 없어졌죠.


그 유명한 아마겟돈에서의 다가올 멸망도 그들의 선택입니다. 영화 제목 등으로 재미 삼아 다루는 정도이지만 진지하고 심각하게 여기는 사람들은 별로 없죠.


그러나 창조주의 전능함이 의미하는 바에 따라 철저히 멸망은 이루어지고 순종하는 자의 구출도 온전히 이루어지게 되죠. 사람들은 그때 멸망되면서 성서의 그러한 경고가 참됨을 확인하겠지만 이미 때는 늦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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