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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물중독의 현실
미국청소년들의 현실과 부모들
by
blandina
Dec 11. 2024
어디서나 사람들과 잘 지내는 나의 친화력은 미국에서도 여전했다.
내가 함께 일하던 하이스쿨 학생 직원들과도 너무 잘 지냈다.
그들은 부모님에게조차 말하지 못하는 비밀을 나에게 털어놓았고,
그러한 시간들은 우리 모두에게 치유와 위로의 순간들이었다.
마리화나, 술, 담배, 성 문제 같은 민감한 이야기까지도
나에게 속삭이던 그들의 모습은 안타깝기도 했지만,
동시에 신뢰를 주었다는 점에서 고마운 마음이 들었다.
부모로서,
그들의 이야기는 마음을 더 아프게 했다.
특히 이민자 부모들은 언어 장벽과 문화 차이로 인해 자녀와 충분히 소통하지 못했고,
학교 성적이나 대학 진학에만 집중하는 경우가 많았다.
아이들의 고민은 그들의 우선순위에서 밀려난 듯했다.
어느 날,
"건이"라는 아이의 부모님이 매장으로 전화를 걸어,
당장 일을 마치고 집으로 보내라고 하셨다.
이유를 물으니 성적표가 나왔는데 부모님이 크게 화를 내셨다고 했다.
건이는 부모님의 높은 기대와 잦은 꾸지람 때문에 점점 성적이 떨어지고 있었고,
알바에 나오는 이유 중 하나가 시간을 내어 마리화나를 피우기 위해서였다.
그 사실을 알게 된 후,
나는 건이와 많은 대화를 나눴다.
한국어가 서툴던 건이는 나를 위해 자신이 아는 모든 한국어를 동원해가며
이야기를 했고, 그 모습은 고맙고 안쓰러웠다.
미국에서 태어나 자라는 한국 아이들은 저마다
이런저런 고민과 어려움을 안고 있었다.
이들과의 시간은 나로 하여금 내 자녀들을 다시금 돌아보게 했다.
그들 역시 남모를 고민과 아픔을 간직하고 있을 거라는 생각에 마음이 무거워졌다.
그 시절,
나는 저녁 매니저로 일하며 남의 집 방 한 칸을 빌려 살고 있었다.
아이들을 바로 데려올 수는 없었지만,
주말이나 시간이 날 때마다 집으로 불러 음식을 함께 나누고 시간을 보냈다.
함께 살던 동생들, 즉 남자 청년들도 아이들을 반갑게 맞아주었고,
아이들은 그런 환경을 좋아했다.
하지만 나는 당시 너무 바빠 우리 아이들의 속사정을 제대로 알지 못했다.
나도 모르는 사이 조씨 아저씨가 나에게 했던 행동들을 아이들에게도 했고,
특히나 착한 성품의 큰아들은 아버지를 이해하려고 애쓰며
자신의 마음이 곪아가고 있다는 사실조차 깨닫지 못했다.
결국, 큰아들은 어느 날 나에게 모든 진실을 털어놓았다.
하늘이 무너지는 듯한 충격이었다.
얼마나 힘들었을까?
얼마나 부모를 원망했을까?
그런 시간을 혼자 견뎌냈을 아이를 생각하니 나는 너무나도 미안하고,
부끄러운 어른이 되어버렸다.
큰아들은 하이스쿨 졸업 후 장학금을 받을 수 있는 대학을 선택했다.
부모에게 부담을 주고 싶지 않다는 이유 하나로 말이다.
영화감독이라는 전공도 좋아했지만, 1년 후 학교를 휴학하고 싶다고 했다.
이미 학교에서 배우는 것들은 자신이 다 알고 있다며, 돈을 벌어보겠다는 의지였다.
미성년에서 막 벗어난 그는 집을 나와 나에게 왔다.
아버지로부터 벗어나고 싶었지만,
미성년 시절 집을 나왔을 경우 아버지가 나를 미성년 납치로 신고할 것을
염려했기에 꾹 참고 기다렸다고 했다.
그런 아들과의 삶이 시작되었고,
그는 그동안 숨겨왔던 모든 비밀을 나에게 털어놓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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