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째 아들의 이름은 "조민하"입니다

by blandina

둘째의 군 입대, 그리고 나의 생각


내일이면 우리 둘째가 예비군 군대에 가야 한다.


둘째는 남미에서 태어나 남미 국적을 가졌고, 한국 여권을 만들면서 이중국적자가 되었다.


이후 미국으로 이민을 오면서 세 개의 국적을 가진 삼중국적자가 되었다.


남자로 태어나 한국 여권을 만드는 순간, 그는 자동으로 이중국적자가 된 것이다.


내가 한국에서 병치레를 하는 동안, 우리 두 아들은 이미 이중국적을 포기할 수 있는 시기를 놓쳤고,


시간이 흐르면서 미성년기를 지나버렸다. 나는 취업 영주권을 신청했고,


그 사이 아들들은 성인이 되었다. 결국, 병무청에서 두 아들의 입영통지서를 한국 외할머니 댁으로 보냈을 터였다.


둘째는 미국 시민권을 취득하면 군대를 가지 않아도 됐지만,


트럼프 대통령 당선 이후 시민권 취득이 더 어려워졌다.


미루고 미루다 결국 한 달 만에 급하게 서류를 준비했고, 시민권을 받기 위해서는 예비군 군대에 가야만 했다.


6주간의 훈련을 마치면 그 자리에서 미국 시민권이 발급되니,


우리 아들들에게는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둘째를 생각하면, 참 말로 다 할 수 없다.

임신했을 때부터 나는 둘째가 딸일 거라고 확신했다.


입덧이 너무도 여자아이를 가진 것처럼 심했기 때문이다.


주변 사람들 모두가 우리 둘째는 100% 딸이라고 믿었는데,


3개월째 성별 검사에서 그 애는 너무도 당당하게 아들임을 드러냈다.


그 순간,


나는 한국에서 시간당 400달러가 넘는 의사 앞에서 바닥에 주저앉아 대성통곡했다.


"이건 분명 잘못된 거예요! 다시 검사해 주세요!"

하지만 결과는 변하지 않았다. 둘째는 아들이었다.


그렇게 나는 아들 둘의 엄마가 되었다.

그런데 왜 입덧은 그렇게 여자아이처럼 심했을까?


둘째는 태어나서도 예민한 아이였다.

잠도, 음식도 민감했고, 두세 살이 될 때까지 외출을 하면 사람들이 여자아이라고 착각할 정도로 예뻤다.


엄마인 나조차 "이래도 되나?" 싶을 만큼 너무도 사랑스러운 얼굴이었다.


사람들은 "이름이랑 얼굴이 정말 찰떡"이라고 했고, 실제로 민하는 성격은 상남자인데 얼굴은 곱상했다.


그런 아들이 군대를 가기 싫어했다.


대학에서 4년 장학금을 받고 생활비까지 받으면서,


그는 미국에서 취업 영주권을 받을 거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어쩌면 트럼프가 아니었다면 가능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았다. 결국, 모든 것을 포기하고 군대를 가기로 했다.



입대 일주일 전부터 우리 민하는 못 마시는 술을 엄청 마셨다.

억울해서였을까?

속상해서였을까?

나는 그 마음을 정확히 알 수 없지만, 이해는 갔다.


나는 좋은 엄마일까?

아들들이 나에게 모든 걸 털어놓을 수 있는 편한 엄마일까?

솔직히, 아니다.


부모는 부모일 뿐이다.

나는 친구처럼 편한 존재라고 생각했지만, 사실 부모는 결국 부모일 뿐이라는 걸 안다.

나도 내 어머니에게 모든 걸 털어놓지 못하듯, 우리 아들들도 나에게 다 말하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그래도 다르고 싶었다.


술을 마시고 싶다면 사다 주고,

큰아들이 출장 오신 한국 감독님들께 전자담배가 필요하다고 하면 사다 주고.

나는 그냥 필요한 순간에 옆에 있어 주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내가 잘했다거나 좋은 엄마라는 말을 하고 싶은 건 아니다.

나도 다 해봤고,


다 하고 살면서 아이들에게 하지 말라고 말하는 건 모순이라는 걸 안다.

그래서 나는 차라리 "나쁜 짓을 해도 집에서 하고, 엄마가 아는 선에서 하라"고 말해왔다.


그런데…

둘째가 군대를 입대하면서 벌어진 일들은, 나에게도 너무나 충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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