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은 넓고, 싸이코는 많다.
그래서 이런 말도 있다.
“회사에 싸이코가 없다면, 그 싸이코는 바로 너다.”
나는 그동안 소시오패스나 싸이코패스를 직접 겪어본 적이 없었다.
내 생활 반경은 나와 비슷한 사람들로만
구성되어 있었고,
혹시라도 이상한 사람이 나타나면 피하거나,
내 특유의 아줌마 파워로 기를 눌렀던것 같다.
하지만 결국,
사람의 직위와 돈 앞에서는 사람 자체로는
이기기 어렵다는 걸 이번에 뼈저리게 느꼈다.
매일 아침 ‘하와이 대저택’이라는 유튜브 채널을 듣는다.
『시크릿』을 비롯해 수많은 자기계발서를 읽어도,
왜 내 삶은 늘 제자리일까 억울한 마음이 든다.
그래,
누군가 보기엔 배부른 소리일지도 모른다.
“니 나이에,
그 정도 연봉이면 만족해야지.
여태 가정주부로 살았잖아?”
맞다.
내 연봉은 1억 2천이 넘을것이다.
그런데 실상은?
세금 떼고 나면 캘리포니아에선 딱 렌트비,
차 유지비, 공과금 내고 나면 끝이다.
먹는 것도 소박하게,
막내와 나는 많이 쓰지도 않지만,
그래도 매달 마이너스다.
투잡을 뛰고 싶지만,
지금은 막내 때문에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그래서 지금은 이게 최선이라 믿고 살아간다.
내 나이에,
혼자 캘리포니아에서 산다면
이 연봉이면 충분히 저축도 가능할 것이다.
하지만 나는 예비군 복귀 예정인 둘째와,
아직 고등학교 10학년인 막내가 있는 엄마다.
그게 나에게는 가장 큰 마이너스다.
한때는 연애도 일처럼 열심히 했던 시절이 있었다.
불과 얼마 전 이야기다.
27살 헬스 트레이너가 매장에서 날 따라다니고,
잘나고 잘난 한국 명문대 출신이 내게 미친놈처럼들이대다가도 연락을 끊기도 했고,
지지난 주에는 캘리포니아 부동산 재벌과 소개팅도 들어왔다.
하지만 나는 아무리 못생겨도,
키는 포기 못 한다고 툇자를 놨다
나도 나름의 이상형이란게 있다.
요즘은 누가 소개시켜준다고 그닥 감흥이 없다.
왜냐고?
이젠 누구든지,
그냥 대충 만나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난 1년 반 동안,
그 분에게 미안한 마음이 있었고…
솔직히 말하면 나 자신에게 자신이 없었던 것 같다.
20살 때부터 누구보다 당당했던 내가,
지금은 너무 초라해 보인다.
‘남자가 나이 들면 쪼그라든다’는 말이,
이제는 나한테 하는 말 같기도 하다.
내 성격에 누가 나를 무시하는 걸 그냥 넘긴 적이 없는데,
이젠 현실이라는 게...
갑과 을이 존재한다는 걸 깨닫는다.
그렇지만 세상은 공평하다고 생각한다.
왜냐면,
나에게 아들 셋을 주신 것도 다 이유가 있다고 믿는다.
큰아들은 며느리에게 주기 위해,
둘째는 때때로 나를 위로해주기 위해,
막내는 나를 진짜 사람 만들기 위해 태어났다고 느낀다.
요즘은 하루하루를 그렇게 살아간다.
주말에 장문의 글을 썼는데, 날아가 버렸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술에 취해 있었음에도 화가 나지 않았다.
왜냐하면 나는 Best니까!
지금이 최선이니까!
정말 가진 것 없이 살고 있지만,
나는 여전히 당당하고 멋있는 여자다.
아들 셋이 있고, 앞으로도 누가 봐도 당당한 여자로 살 것이다.
“돈이 없지, 가오가 없냐?” 누군가의 말처럼,
지금의 나는 돈은 없어도 자존감은 지킨다.
오늘도 하루에 충실하고,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잠들기 전까지 성호경을 그으며
내 아들들을 위해 기도하는, 그런 엄마다.
요즘은 95년생 청년이 미친 듯이 연락을 해온다.
내 생각은 전혀 신경도 안 쓰고,
맨날 놀아달라며 징징거린다.
나는 너랑 놀아줄 나이가 아니란 말이다.
그런데 자긴 남친 생길 때까지만 같이 놀자고 한다.
그러다 정분 나면, 그냥 정분 나는 대로 또 놀면 된단다.
이런 대책 없는 청년을,
도무지 어떻게 상대해야 할지 모르겠다.
이젠 누구한테 잔소리하기도 귀찮고,
기력이 없는 게 진심이다.
오늘도 오피스 직원 한 명이 매장으로 내려와
내게 넋두리를 하고 갔다.
한국에서 시집 온 지 두 달 된 새댁인데,
오피스에서 왕따를 당하고 있다며
결국 퇴사한다고 노티스를 줬다고 한다.
우리의 왕따의 이유는 간단 하다
여자 부사장에게 바른말 즉 부사장이 잘못하는 부분을
수정요청 하면 그 부분을 인정 하는게 아니라
오히려 그 문제를 뒤집어 씌우고 왕따를 시키기 시작!!
이게 나이 먹은 어른이 그것고 부사장씩이나 되는
자리에 앉아서 할 짓이란 말인가?!
그러면서 “매니저님 너무 힘들어 보여요.
매번 안타까웠어요.”
말해주더라.
임원진도, 회장님도 내가 얼마나 힘들게 일하는지 안다.
하지만 그들에게 나는 그냥 ‘총괄 매니저’일 뿐.
당연하다는 듯이 나의 희생을 받아들인다.
그래서 조만간 회장님과 독대를 요청하려고 한다.
왜 내가 이 매장을 이렇게 성장시켜 놓고,
이런 취급을 받아야 하는지 직접 이야기할 것이다.
그리고 이제는 정말,
사회에서 묵묵히 버티는 남자들의 삶이 얼마나 힘든지 진심으로 존경스럽다고
말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