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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소설이다.
띠동갑 남친
by
blandina
Jun 26. 2025
나의 5월은 하루하루 울고 웃다를 반복하는 날들이였다.
결국 소시오패스 부사장 때문에 공황장애 발작을 이겨내지 못하고 회사를 퇴사하게 되었다.
내가 살아야 겠다는 처절한 몸부림 이였던것 같다.
주치의한테 신경안정제까지 처방 받아 먹어가며 부사장을 극복해야 하는 이 삶이 과연 맞을까? 싶었던 것 같다.
그렇게 회사를 그만 두고 일주일에 3-4일을 미친듯이 골프를 치러 다녔다.
어딘가에 나의 스트레스를 풀지 않으면 정신줄을 놓은 것 같아 살기 위한 최후의 방법 이였다고 해두고 싶다.
골프 치고, 술마시고 정신이 좀 차려지면 이력서를 넣고 인터뷰를 보러 다니는게 일상이였다.
6월 3일에 둘째 민하의 군대 훈련소 졸업식으로 미주리를 일주일 다녀와야 하는
상황이였기에 사실 딱히 그렇게 열심히 일을 찾고 있지는 않았다.
다녀와서 다시 시작하려고 맘편히 쉬려고 했던 생각이 더 컸던것 같다.
골프를 치러 다니다 보니 역시나가 역시나 였다.
알고보니 나는 세상 노는게 젤 좋은 게으름뱅이 베짱이 였던 것이였다.
1년 반넘게 골프를 같이 치는 썸이 없다보니 즉흥적으로 아는 사람들과 조인해서 골프를 치러 다녔고
원치않게 모르는 사람들과 썸을 만들어서 치기도 하고 싱글치시는 지인분들과도
치다보니 오랜만에 쳤는대도 스코어가 그닥 나쁘지는 않았고
그래서 더 재미를 붙이게 된것 같다.
3년 동안 돈 쳐 발라가며 프로에게 레슨을 받은 게 빛을 발하는 시기 라고 느끼고 있었다.
어느날 우연하게 평일 골프를 나가게 되었는데 그날 거기서 부터 시작된
또 다른 한편의 이야기
4명 썸으로 부부, 92년 꼬꼬마친구, 나 이렇게 치게 되었는
꼬꼬마는 내가 처음 보는 사람이라 서먹하고 워낙 말이 없는
친구라 그냥 열심히 골프만 쳤던것 같다.
18홀을 끝나고 집에 가려고 하는데 밥을 먹자고 하는거다.
엥? 갑자기? 나한테? 둘이서? 왜?
골프치는 동안도 그닥 말도 섞지 않았는데 밥을 먹자니?
의아했지만 거절하기도 미안하고 그래서
우리 집근처 치킨집에서 낮술을 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시작 된 낮술은 3차까지 마시게 되었는데
그 친구는 우리집에서 25마일 대충 40분 거리에 살고 이었는데
잘 헤어지고 집에 갔는데 뜬금없이 집에 도착해서 전화를 하더니만
지금 다시 나를 보러 오겠다는것이 아닌가?
이것은 무슨 시츄레이션?
결국 그 친구는 집앞에 찾아왔고 새벽바다를 보러 가게 되었으며
많은 얘기를 시작으로 그렇게 그날부터 우리는 1일이 되었다.
술이 깨고 정신 차리고 얘길 들어보니 3차에서
이 친구가 나에게 전남친이 보고 싶냐고 물었다고 한다.
나는 망설이 없이 그렇다고 대답을 했고 방법이 있다면 지금이라도 만나러 가고 싶다고 했단다.
그런데 그런 내 모습이 너무 애기 같고 지켜주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는 것이다.
(그친구만의 의견)
띠동갑 꼬꼬마 친구가 나한테 할 얘기 같지는 않았지만
본인은 그렇게 생각을 하셨다니 인정해 주기로!!
그날 부터 이 친구는 매일 매일 나를 보러 왔다.
아는 동생네 부부랑 집에서 술을 마시는 자리에도 같이 마시게 되고,
조지아에 있던 아들 며느리가 미주리에 가기전에 2주 휴가를 받아서 집에 와 있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아들 며느리도 인사를 하게 되었다.
미주리에 갔을때 민하가 엄마 남자친구 생겼어? 라고 묻는게 아닌가?
그래서 어떻게 알았어?
라고 묻자 엄마 골프치러 갔을때 face time 하는데 옆에 남자 사람이 보였고,
자기랑 통화하는데 카트 운전을 누군가 하고 있다고 생각해보니
남자친구라는 추측을 하게 됐다고 했다.
결국 그날 나는 아들셋에게 공식적으로 남자친구라는 것을 알리게 되었다
아들들은 언제나 그러듯이 나를 응원해 주었다.
며느리도 그 분이 너무 좋다고 말해주는것이 아닌가?
어떤 면이 좋았다고 물어보지는 않았지만
술을 같이 마신 동생 부부도 꼬마 형부랑 다시 술을 마시고 싶다고
연락이 올 정도면 나이는 어리지만 참 괜찮은 청년이란 뜻 같이 느껴졌다.
얼마나 오랫동안 이 청년을 만날지는 모르겠지만
지금 나는 매일같이 나에게 공주님, 자기님, 애기야, 이쁜이 등등 세상에
이쁜 호칭은 다 불러주는 이사람을 만나는이시간을 즐겨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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