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음증
구멍
(관음증)
침 바른 검지로
하얀 문지방을
몰래 뚫는다
얼굴 갖다 대고
작은 구멍 사이
방 안을 살핀다
어제는 이 씨
오늘은 김 씨
내일은 박 씨
서로 돌아가며
그 구멍 앞을
서성인다
그러다 못 참고
어떤 날엔
셋 다 모인다
고요한 방 안
누군가 방귀라도
뀌는 순간
셋은 난리다
더 보려는 욕심에
구멍은 점점 커지고
소소한 다소 느린 발걸음, 그래도 좋아라. 그저 바람에 나부끼는 방패연처럼, 여기 이렇게 나빌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