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꾸로 사는 사람
물구나무서기
(거꾸로 사는 사람)
어느 날
심통 난 손과 발이
머리에게 따지듯 말했다
넌 실제로
아무것도 안 하면서
왜 이래라저래라 하냐고
이제는
바뀔 때가 되었다며
서로 역할을 바꾸자고 했다
아무리
머리가 설득을 해도
손과 발은 이해하지 못했다
그래서
머리가 손과 발이 하던
일들을 하기 시작했다
비록
힘들고 더디지만 머리는
차근차근 거꾸로 움직였다
그러나
머리가 하던 일을
손과 발이 대신할 수는 없어
손과 발은
움직일 때마다 머리에게
물어보지 않을 수 없었다
머리가
지쳐서 잠이 들면
손과 발도 멈췄다
손과 발은
신이 났지만 실은
머리가 개고생 한다는 것
그 외엔
정말 달라지거나
나아진 건 별로 없었다
그러다
머리가 아프거나 죽으면
손과 발은 어찌 될까
그럼에도
손과 발은 괜찮다며
열심히 삽질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