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명

나의 하루

by 진화정


변명

(나의 하루)


쉽게 쓸 수 없었다. 글의 무게를 알기에 망설였고, 나의 비루함을 너무 잘 알기에 더욱 어려웠다. 아직 무르익지 못했다고, 더 많은 경험이 필요하다고, 그리고 좀 더 생각 없이 놀고 싶다고.


세상이 날 어떻게 바라보는지, 날 조롱하는지, 날 미워하는지도 제대로 알지 못했다. 부모님 속을 썩이고, 친구들에게 치이고, 직장에서 깨지고. 그런 것들을 난 삶의 일부로 받아들였을 뿐이다. 다들 그렇게 살아가지 않을까 하면서.


난 정말 대단한 뭔가가 되기를 꿈꿔본 적이 없었다. 단지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마음껏 하면서 살고 싶었을 뿐. 아마도 내가 지금도 이렇게 구린 건 그런 이유가 아닐까.


그냥 이런 있는 그대로의 모습도 기꺼이 품에 안아줄 수 있는 사람을 만나고 싶었다. 그런 사람을 만나 가정을 이루고 그를 닮은 아이를 낳아 작지만 따뜻한 행복을 만들어가고 싶었다.


그런데 그게 그리 쉽지 않았다. 40이 다 되어서야 신랑을 만났고, 운 좋게 기다리던 아이를 만났고, 너덜너덜한 몸과 마음으로 매일 전쟁을 치렀다. 죽을 만큼 지치고 힘들어, 이 축복을 지키는 것이 전쟁을 치르는 것만 같았다.


그러나 나는 알고 있었다. 이것이 나의 평범한 일상이라는 것을. 모두가 손가락질하고 욕을 한다 해도, 이것이 나의 삶이라는 것을. 그리고 늘 그랬듯이 나는 내 삶을 좋아해 보기로 마음먹었다. 그렇게 나의 하루는 오늘도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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