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식날
미생
(회식날)
지친 하루의 끝
붉어진 얼굴로
현관을 들어선다
왔어라는 한 마디
날숨에 밀려오는
진한 술냄새
이미 곤히 잠든
아기의 얼굴을
들여다본다
늦은 밤 술집 안에
가득했을 그을음
털어 버리듯
욕실에서 들리는
거침없는 물소리
씻겨져 나가고
자리에 눕자마자
잠들어 울리는
코 고는 소리
오늘도 애썼다
아름다운 미생
덕분에 잔다
소소한 다소 느린 발걸음, 그래도 좋아라. 그저 바람에 나부끼는 방패연처럼, 여기 이렇게 나빌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