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담
악귀와 소녀
(괴담)
간신히
맨발로 버티고
선 찰나
시꺼먼 악귀들이
온몸 여기저기
뚫고 지나간다
고통으로
일그러진 얼굴
마구 휘어지고
꺾이는 관절
기어이 하늘을
향해 토하는
거침없는 불
악귀들이
지나간 자리
차디찬 바닥에
주저앉아
말없이
눈물을 떨구는
이름 없는 소녀
알 수 없는 운명,
그리고 여전히
이어지는 삶
소소한 다소 느린 발걸음, 그래도 좋아라. 그저 바람에 나부끼는 방패연처럼, 여기 이렇게 나빌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