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내가 좋아요
바나나가 좋으면
(나는 내가 좋아요)
아기 토끼는 호기심이 많아요. 세상의 모든 것이 신기하고 재미있지요. 코끼리 삼촌이 흙탕물에서 시원하게 목욕을 하는 모습, 캥거루 아줌마가 주머니에 아기 캥거루를 쏘옥 넣고 껑충 뛰는 모습, 아기 호랑이들이 서로 으르렁 거리며 물고 구르며 장난치는 모습..... 아기 토끼는 동그란 눈을 크게 뜨고, 두 귀는 쫑긋 세우고 그런 모습들을 즐겁게 바라보아요. 무엇보다 아기 토끼는 과일이랑 채소를 좋아해요. 그중에서도 노랗고 달콤한 바나나를 정말 좋아해요.
어느 날은 원숭이 친구가 아기 토끼에게 물었어요. "토끼는 당근을 좋아해야 되는 거 아닌가? 넌 왜 바나나를 좋아해?" 아기 토끼는 왜 자신이 왜 그렇게 바나나를 좋아하는지 깊이 생각해 본 적이 없어서 잠시 머뭇거렸어요. "글쎄......?" 그러자 원숭이가 장난스럽게 말했어요. "너는 당근보다 바나나를 더 좋아하니까, 원숭이가 틀림없어. 끼~끼끼끼." 그 이야기를 듣자, 아기 토끼는 갑자기 심각해졌어요. "바나나를 좋아하면 토끼가 아니라 원숭이가 되는 거야?" "그렇지, 주위를 둘러봐. 바나나는 원숭이들꺼야." 아기 토끼는 단지 달콤한 바나나가 맛있었을 뿐이었어요. 그런데 갑자기 원숭이라니요?
아기 토끼는 풀이 죽어서 집에 돌아왔어요. 엄마 토끼가 걱정스러운 얼굴로 물었어요. "아가야, 무슨 일 있었니?" 아기 토끼는 주저하다가 아까 원숭이 친구가 했던 이야기를 털어놓았어요. 그러자 엄마 토끼는 다정한 얼굴로 아기 토끼를 토닥이며 말했어요. "아가야, 바나나를 좋아한다고 토끼가 원숭이가 되는 건 아니란다. 너는 여전히 귀여운 아기 토끼란다." "정말요? 대부분 원숭이들이 바나나를 좋아하던데요." "바나나는 바나나일 뿐이야. 우리 아가는 바나나 말고 또 좋아하는 건 없니?"
아기 토끼는 다시 생각에 잠겼어요. "음, 저는 다른 동물들을 관찰하는 걸 좋아해요. 꾀꼬리 언니의 노래를 가만히 듣는 것도 좋아하고요." 그러자 엄마 토끼가 끄덕이며 말했어요. "그렇지, 우리 아가는 그런 것들을 좋아하지. 바나나는 그중의 하나일 뿐이고. 바나나가 우리 아가의 모든 것을 말해주지 못한단다." "아하~!! " 아기 토끼는 그제야 얼굴이 밝아졌어요. 엄마 토끼가 아기 토끼에게 물었어요. "우리 아가는 원숭이가 되고 싶니?" 그러자 아기 토끼가 고개를 저으며 대답했지요. "아니요, 저는 여전히 토끼라서 정말 좋아요."